걸그룹 최초 월드투어 나서는 '2N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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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에 일렉트로닉 장착…한국 리듬으로 세계정복 나서요
28일 올림픽공원서 시작, 美·유럽 등 7개국 10개 도시
비욘세 안무가 등 스태프 '화려'…'2NE1스러움'으로 승부
걸그룹 2NE1이 지난 5일 발표한 싱글 ‘아이 러브 유(I LOVE YOU)’가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하고 있다. 2NE1은 앞으로 3주마다 새 싱글을 발표하고 영어와 일본어 버전으로 글로벌 시장도 공략할 예정이다. 지난해 순차적으로 발표한 수록곡이 모두 음원차트 정상에 오른 미니앨범 2집은 10만장 넘게 팔렸다. 또 지난해 일본에서 가진 데뷔 투어에서 가장 많은 7만명을 모은 데 힘을 얻어 이달 말 걸그룹 최초로 월드투어에도 나선다. 오는 28~29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 아시아 7개국 10개 도시에서 공연한다. 6일 서울 합정동에 있는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에서 리더 씨엘과 산다라박, 박봄, 공민지 네 멤버를 만났다.
▶‘아이 러브 유’의 멜로디가 독특하다. “그동안 힙합을 기반으로 일렉트로닉, 레게, 알앤비(R&B) 등 다양한 장르를 혼합했는데 이번에는 트로트 멜로디에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섞었다. 대중성을 강화한 셈이다. 트로트는 폭넓은 연령대의 팬들이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팬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곡은 아닐지 모르지만 멤버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씨엘)
“트로트를 한다고 해서 처음에는 장난하는 줄 알았다. 설마 이 노래를 부를까 했다. 그런데 빅 히트를 치니까 너무 좋다. 트로트뿐 아니라 록과 랩 등 여러 가지 장르가 섞여 있어 신선하면서도 익숙한 느낌을 동시에 전달한다.”(박봄)
▶가사와 스타일도 변화한 듯싶다.“사랑받고 싶어하는 여성성을 강조했다. ‘그대 나에게만 잘해줘요’ ‘항상 나에게만 웃어줘요’ 등 유치하면서도 스토커 같은 가사로 여자의 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섹시 컨셉트는 다소 완화시켰다.”(씨엘)
“나는 이번 뮤직비디오에서 ‘반삭(머리의 절반 부분을 짧게 깎은 것)’했다. 약간 어색하지만 머리가 빨리 마르는 게 좋다. 다른 멤버들에 비해 카리스마가 부족하다고 느껴 깎았더니 무대에서 자신감이 좀더 커졌다.”(산다라박)
▶국내외에서 신곡을 출시할 일정은.“‘아이 러브 유’는 일본어 버전에 이어 영어 버전으로 아이튠즈를 통해 미국에서 공개한다. 일본에서는 ‘엔카’가 있기 때문에 트로트풍의 이 노래가 공감대를 형성할 거다. 트로트가 없는 미국에서는 오히려 새롭게 느낄 것이다.”(박봄)
“두 번째 싱글은 3주 뒤에 나온다. 첫 곡보다 ‘2NE1스러운’ 힙합 곡이다.”(씨엘)
▶외국인들이 왜 2NE1과 K팝을 좋아할까.“한국만큼 음악에 열정을 쏟는 나라는 없다. 미국이나 일본보다 우리 가수들이 훨씬 열정적이다. 2NE1은 동양과 서양 음악 장르를 혼합해왔다. 서양문화를 좋아하면서도 한국 문화를 넣으려고 애쓴다. 트로트 멜로디도 그런 노력의 하나다.”(씨엘)
▶월드투어는 어떻게 진행하나.
“서울 공연을 마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가서 한 달간 공연한 뒤 일본을 거쳐 유럽까지 간다. 해외 공연이 적었던 만큼 많은 팬들을 만난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콘서트를 해보니까 정말 재미있었다.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났던 느낌을 잊을 수 없다. 다시 무대에 서고 싶은 것을 참느라 힘들었다. 이번에는 화려한 무대가 될 것이다. 예전 곡들은 이번 무대를 위해 새로 편곡했다. 특히 비욘세의 안무가와 마이클 잭슨 무대의 연출가 등 스태프 진용이 화려하다.”(산다라박)
▶2NE1만의 차별화 포인트라면.
“톡톡 튀는, 남다른 부분이 있다. 네 명 다 평범한 성향은 아니다. 우리는 무대에서 자유롭고 마지막에는 늘 풀어지는 느낌을 준다. 우리 노래에는 항상 신나게 뛰어노는 분위기가 있다.”(공민지)2NE1은 그러나 작사나 작곡에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작곡을 하면 색깔이 생겨나, 갇혀버릴 것 같다는 것이다. 오히려 백지상태로 새 곡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는 설명이다. 마돈나가 그런 류의 표현을 중시하는 가수라고 덧붙였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