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0억대 용인 공세동 성원아파트 통째로 공매
입력
수정
캠코, 17일 절차 개시4300억원대의 새 아파트가 통째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공매로 나왔다.
8일 캠코에 따르면 경기 용인시 공세동에 들어선 345가구 규모의 ‘성원 상떼레이크뷰’ 아파트 부지 전체와 건물 일부(220가구)가 오는 17일 공매된다. 이 아파트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성원건설이 2007년 분양한 것으로, 전용 188㎡(70평형)와 215㎡(80평형)로 구성돼 있다.신갈호수 조망권이 뛰어나 분양가가 가구당 10억4200만~11억9000만원에 달했다. 경·공매 과정에서 4263억원으로 감정된 이 아파트는 미분양과 시행·시공사 자금난으로 통째로 공매에 부쳐지는 처지가 됐다.
문제는 공매에 앞서 지난 2월 경매로 처분된 건물 125가구다. 이 아파트 부지는 사업초기부터 보증을 선 대한주택보증 명의로 돼 있었다. 건물 부분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시행사 위탁을 받은 아시아신탁 명의였다. 채권자들이 건물부분만 법원 경매에 부쳐 이 중 125가구가 낙찰됐다. 이후 대한주택보증이 나머지 건물부분도 인수, 땅 전체와 건물 일부분을 함께 공매에 넣었다. 먼저 경매로 넘어간 125가구만 ‘땅주인 따로, 건물주 따로’인 상황이 된 것이다.
앞서 대지권도 없는 건물을 경매 투자자들이 대거 사들인 것은 가격이 워낙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9차례 유찰돼 감정가격의 16% 수준으로 떨어져 있었다. EH경매연구소의 강은현 대표는 “수많은 컨설팅업체들이 이 물건의 매입을 권유했다”며 “당시에는 대지권을 대한주택보증으로부터 3억원대에 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지난달 대한주택보증은 건물 낙찰자 125명에게 대지지분을 4억2300만(188㎡)~4억8400만원에 매입하라고 통보했다. 건물만 낙찰받은 이들은 대한주택보증이나 새 낙찰자로부터 대지지분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땅값에 건물 낙찰가격(최저 1억7311만~최고 4억900만원) 세금 등을 더하면 총 6억~9억원대에 아파트를 매입하게 된다. 요즘 시세를 고려하면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구입하는 셈이다. 정충진 변호사는 “인기 없는 대형인데다 유치권 문제도 얽혀 있어 달라는 대로 다 주고 땅을 사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