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병원, 나요 나"…아산ㆍ성모 '자존심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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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Story - 주요병원 지난해 진료수입 살펴보니
성모, 8개 병원 합산 땐 '톱'…단일병원 기준으론 아산 1위
서울대-삼성병원도 다툼 가열
대형병원 '빅6' 환자쏠림 심화
국내 대형병원으로 환자쏠림이 심해지는 가운데 누가 병원업계 1위냐를 놓고 다툼이 일고 있다. 단일병원 기준으로는 서울아산병원이 1위이지만 8개 병원이 소속된 가톨릭대 부속병원(성모병원)이 합산 기준으로 부동의 1위를 질주하고 있어서다.
○외형 1위 다툼8일 국세청의 공익법인 공시시스템과 부속병원을 운영하는 각 대학 결산공고에 따르면 가톨릭대는 2011년도 의료수익(기업의 매출에 해당)이 1조5320억원으로 전년도보다 9.1% 증가했다. 서울아산병원(아산사회복지재단)은 1조3998억원(5.5% 증가), 연세의료원(세브란스병원)이 1조3694억원(7.7%)으로 바짝 뒤를 쫓고 있다.
아산병원 관계자는 “성모병원은 서울성모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 등 가톨릭대 소속 8개 병원을 합산한 숫자”라며 “단일병원 기준으로는 아산병원이 으뜸”이라고 말했다. 가톨릭대 병원 가운데 대표격인 서울성모병원이 5000억원대 의료수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아산병원이 병원업계 1위라는 주장이다. 또 장례식장 운영, 시설임대 등 의료외수익을 포함한 전체 매출 기준으로는 1조5837억원으로 가톨릭대 부속병원 합계보다 높다.
합산 기준 논란은 서울대 부속병원과 삼성의료원도 마찬가지다.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의료수익이 7509억원이지만 분당병원(3657억원)과 치과병원(493억원)을 합산할 경우 1조1659억원에 달한다. 서울대병원은 국립이어서 상대적으로 의료비가 싼데다 서울시에서 위탁받아 경영하는 보라매병원 실적이 합산되지 않은 점도 감안해야 병원업계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일원동 삼성의료원(삼성생명공익재단)도 의료수익은 9656억원이지만 장례식장 등을 합산한 전체 매출은 1조1651억원으로 ‘1조원 클럽’에 가입한다. 여기에 별도법인인 강북삼성병원(삼성의료재단) 매출 2717억원을 합산하면 1조4368억원으로 연세의료원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서게 된다.
이 밖에 대학 부속병원 가운데는 고려대(6122억원), 순천향대(5741억원), 경희대(4505억원) 순으로 외형이 컸다.
○빅5 과점현상 심화병원 대형화 영향으로 ‘빅5’ 병원이 잇따라 의료수익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과점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008년 4월 신관 준공을 계기로 국내 최대 규모인 2700병상을 보유한 서울아산병원은 장기이식 부문에서 1위를 질주하는 등 고난도 질환에 대한 치료실적도 앞서며 외형을 늘리고 있다. 의료 전문 아라컨설팅의 윤성민 대표는 “세계적인 병원 가운데 1000병상을 넘는 곳이 많지 않은데 아산병원은 단일병원으로 2700병상을 운영하면서 의료기술을 꾸준히 축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톨릭대 부속병원도 2009년 서울성모병원 신축에 힘입어 의료수익 기준으로는 544억원(2009년 기준)까지 좁혀졌던 아산병원과 차이를 벌리면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도 2008년 3월 삼성암센터 개소를 발판으로 위암 대장암 폐암 부인암 등의 수술 건수가 급증하면서 아산병원을 따라붙고 있다.
국내 의료수익이 5000억원 수준인 차병원그룹(차의과학대는 입학정원 1000명 미만이어서 공시 의무 없음)은 해외에서 1조4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어 국내외를 합치면 2조원대에 달한다. 서울 강남과 성남 분당, 경북 구미와 함께 차병원그룹은 200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550실(약 1560병상) 규모를 갖춘 할리우드장로병원을 인수, 대형화 바람을 불러일으켰다.의료컨설팅 전문 엘리오앤컴퍼니의 박개성 대표는 “빅5 병원과 다른 병원 간 양극화가 한층 더 심화되면서 환자들의 편중 현상도 극심해지고 있다”며 “헬스케어산업 전반의 적자생존 경쟁으로 5~10년 내 국내 병원업계 구도가 또 한 차례 요동을 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웅/강현우/이준혁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