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서 돈 빼 ELS로…多 이유있네

상반기 ELS발행 사상 최대
기초자산 3개 혼합상품 늘고 다양한 해외지수 조합 등장
주가연계증권(ELS)이 올 상반기 역대 반기 최대 규모인 26조원어치가 발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이 주식시장과 관련 있는 ELS에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커진 발행 규모만큼 기초자산 3개짜리 상품부터 다양한 해외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한 상품까지 종류도 다양해졌다. 하반기에도 ELS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올해 연간 발행 규모는 4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ELS의 진화9일 동양증권이 발표한 상반기 ELS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ELS는 25조9469억원이 발행됐다. 월별 동향을 보면 1~3월에 증가했으나 증시변동성이 컸던 4~6월엔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상반기 전체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주식, 펀드, 채권을 대체할 만한 중위험 상품을 원하는 시장의 수요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기초자산 유형별로는 전년 동기 대비 종목형(3조5989억원)은 줄었지만 해외지수형(11조7480억원)은 증가했다. 특히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형ELS(10조1979억원)의 발행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상반기 ELS시장은 활용되는 기초자산의 종류와 조합이 훨씬 다양해졌다는 게 특징이다. 기초자산 1개짜리 ELS 비중이 49%, 기초자산 2개짜리가 38%로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기초자산 3개짜리 상품도 2월 이후 꾸준히 늘면서 13%를 나타냈다. 특히 다양한 해외지수를 활용한 ELS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홍콩 미국 일본 등 3개 주요지수 외에 펀드 관련 지수를 활용한 상품도 등장했다.

종목형ELS의 발행 규모는 줄었지만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종목 수는 많아졌다. 지난해 하반기 74개에서 올 상반기 82개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는 지수 상승을 견인한 삼성전자와 자동차 관련주, 손실구간(녹인·knock-in)에 있던 화학주의 활용이 두드러졌다. 작년 하반기와 비교해 에쓰오일(4261억원), OCI(4554억원) 등의 발행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전무했던 해외종목형 ELS 발행도 눈에 띈다. 비중은 0.1%로 미미한 수준이나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체이스 등 미국 주요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담은 상품이 63억원어치 발행됐다. ◆하반기 발행 규모 40조원 넘어설 듯

동양증권은 상반기 ELS의 폭발적 성장이 하반기에도 여세를 몰아 연간 발행 규모가 4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시장이 성숙한 성장 국면에 접어들어 상반기 규모를 초과할 정도는 아니지만 지수가 상승할 때마다 펀드 대안으로 일정 부분 자금이 유입되면서 발행 규모는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품 유형별로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지수형 상품과 리스크 분산효과가 높은 기초자산 3개짜리 상품이 각광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