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야적장 잃은 목재업계, 목재대란 우려

인천 목재업체 야적장 퇴거통보에 발 동동
국내 60% 목재수입차질 빚어…건설자재 가구업계 타격 우려

인천 목재업체들이 야적장 소유주로부터 야적장 퇴거 통보를 받아 목재 수입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10일 대한목재협회에 따르면 인천 북항 배후지에 야적장을 두고 있는 20여개 목재업체들은 야적장 소유주인 한진중공업으로부터 오는 9월30일까지 야적장을 비우라는 퇴거통보를 받았다.

북항 배후지에 야적장을 두고 있는 또 다른 50여개 업체도 조만간 퇴거통보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통보는 서구 원창동 북항 배후지 일부가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와 인천시 제1종지구단위 내부도로 예정지로 결정돼 이곳을 더 이상 야적장으로 활용할 수 없는 상황에 따른 것이다.오는 10월부터 북항 배후지 야적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목재업체들은 이달들어 수입 거래선과 목재 수입계약을 불가피하게 연기하고 있다.

수입 계약을 체결하면 통상적으로 원산지로부터 인천항까지 3개월 가량 걸리는데 10월 이후 야적장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계약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원목 수입의 60%가 인천항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인천 업체들의 원목 수입 계약이 장기간 지연될 경우 목재 수입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목재 수입 대란은 곧바로 건설자재 공급과 가구업계에도 치명타를 안길 전망이다.

대한목재협회는 이처럼 상황이 심각한데도 인천시가 “야적장 임대계약은 기업간의 문제”라며 대체 야적장 확보 등 대책 마련에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협회는 지난 2월 한진중공업 소유의 북항 배후지의 용도가 자연녹지에서 준공업지역과 상업지역으로 변경된 이후 도로 개설 등 개발사업이 추진되자 인천시에 대체 야적장 확보를 줄기차게 요청해 왔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주장했다.협회는 원창동 로봇랜드 부지, 청라투기장, 경인아라뱃길 투기장 등지를 대체 야적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인천시,인천항만공사 등 관계기관에 건의하고 있다.

정명호 대한목재협회 전무이사는 “대체 야적장이 확보되지 않으면 10월부터는 목재 수입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며 “인천 목재업계의 붕괴를 막으려면 대체 야적장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