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택선 교수의 생생 경제] (41) 서비스수지, 기대와 우려

올해 우리나라 국제수지 가운데 서비스수지가 1998년 외환위기 상황에서 흑자를 기록한 이래 14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서비스수지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억달러 적자에서 15억달러 흑자로 바뀌었으며, 올해 전체로도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제수지는 국가 간에 이루어지는 거래를 총괄하는 것으로, 국내 경제를 이야기할 때 경제를 실물부문과 금융부문으로 나누는 것과 마찬가지로 경상수지와 자본 및 금융수지로 구분한다. 실물부문에 해당되는 것이 경상수지이고 금융부문에 해당되는 것이 자본 및 금융계정이다. 이 중 생산활동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소득수지(혹은 본원소득수지), 그리고 이전수지(혹은 이전소득수지)로 구분된다. 이 같은 분류는 1998년부터 적용된 것으로 이전에는 경상수지의 경우 무역수지와 무역외수지, 이전수지로 구분하였으나 무역외수지에 서비스교역에 따른 거래와 경제활동에 대한 대가가 섞여 있어 이를 서비스수지 및 소득수지로 구분한 것이다. 따라서 상품수지는 재화의 수출입, 서비스수지는 용역의 수출입, 그리고 소득수지는 자본과 노동 같은 생산요소에 대한 대가, 즉 임금과 투자소득의 지급 및 수입을 나타내고, 이전수지는 무상으로 이루어지는 거래를 말한다.

서비스수지는 바로 경상수지의 한 항목으로 여기에는 운송, 여행, 통신, 보험, 금융, 컴퓨터, 지식재산권, 유지보수, 건설 및 기타 수지가 포함된다. 그동안 우리나라 서비스수지는 2000년대 들어 적게는 20억달러에서 많은 경우 130억달러가 넘는 적자를 보여 왔다. 경상수지에 큰 부담이 돼왔던 것이다. 따라서 서비스수지가 흑자를 보이게 되면 경상수지 운영에 상당한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서비스수지의 내용을 보면 운송서비스수지는 지난해와 같은 흑자수준을 유지했고, 여행서비스수지는 여전히 적자였지만 그 폭이 크게 줄었다. 여행지출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고, 여행수입은 올 들어 크게 늘었다. 아무래도 일본의 원전사고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건설서비스의 경우도 중동 수주가 늘어나면서 흑자폭이 확대되었다. 그러나 사업서비스수지와 ‘지식재산권 관련 서비스’수지의 경우 적자가 여전히 큰 폭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5개월간 각각 70억달러와 1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증가했다. 이는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이 디자인, 지식재산권 등의 콘텐츠와 관련한 부분에서 여전히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전체 경상계정 가운데 상품교역 규모와 서비스교역 규모는 5 대 1 정도로 여전히 상품교역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서비스의 경우 미래산업 첨단산업에 해당될 뿐 아니라 부가가치도 높다는 측면에서 우선순위가 결코 미뤄질 수 없을 것이다.

노택선 < 한국외국어대·경제학 tsroh@hufs.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