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뇌하는 김석동 "불미스런 일 생기면 모든 노력 물거품"

김석동 금융위원장(사진)은 16일 “아무리 중요한 일을 했다고 하더라도 부적절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그 모든 노력이 한 순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간부 직원이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는데 대해 안타깝고 당혹스럽게 생각한다”며 “나를 포함한 직원들은 책임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금융위의 한 과장이 최근 저축은행 문제와 관련 검찰 조사를 받은데 대한 김 위원장의 첫 언급이다.김 위원장은 “공직자는 모름지기 법과 원칙에 입각해서 투명하게 업무를 처리하고 공정한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며 “다시 한번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자세를 가다듬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업무 관련자,이해 관계자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적인 만남을 갖지 말고 공식적인 자리에서만 교류하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행동수칙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업무 관련자나 이해 관계자와 골프를 치지 말라”며 ““설령 자기가 돈을 내더라도 오래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식사와 과도한 술자리도 자제하라”고 주문했다. 외부강의 역시 공직자 업무 기준에 맞게 하라도 당부했다김 위원장은 지난 15일엔 자신의 페이스북( www.facebook.com/seokdong.kim)에 4년 전 재정경제부 차관직을 떠나며 했던 이임사를 게재했다.

그는 “본격적인 장마 빗줄기가 사무실 창을 때리고 있다. 일요일에 가족들과 쉬지도 못하고, 에어콘도 나오지 않는 사무실에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 금융위 후배들을 보니 마음이 찡하다”며 “다시는 공직으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30년 공직생활을 뒤로 했던 재경부 차관 이임식날, 후배들에게 꼭 하고팠던 말을 담았던 이임사가 문득 생각난다”는 글을 남겼다.

금융위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 있는 후배들에게 침체되지 말고 맡은 바 일을 해 달라는 취지”라고 해석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