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도 저축…1200억 'ESS 펀드' 조성

지경부, 전력 수요증가 대비

정부가 전력 수요 분산을 위해 2020년까지 미래형 에너지관리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전력저장 시스템(ESS) 보급 용량을 화력발전소 3기와 맞먹는 170만㎾까지 늘리기로 했다. 연평균 30%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세계 ESS 시장 선점을 위해 민간 기업과 공동으로 최대 12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매칭펀드를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19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민간 에너지업계 대표 16명은 이날 지경부,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들과 회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ESS 보급 촉진 방안을 논의했다.ESS는 말 그대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장치다. 휴대폰에 들어간 리튬이온 2차전지의 용량을 키운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전력 수요가 적은 시간대의 유휴 전력을 미리 저장했다가 사용할 수 있어 여름 한낮에 몰리는 전력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고,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에서 생산한 전력을 모아 둘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전력수급 관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2014년부터 모든 전력회사들에 ESS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강제하는 등 선진국들은 이미 ESS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해마다 반복되는 전력난 해소를 위한 방법으로 대형 건물과 산업체,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적용 가정을 중심으로 ESS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2020년까지 목표로 세운 보급 용량은 170만㎾로, 이만큼의 예비전력을 추가하는 셈이어서 여름·겨울 전력피크기를 넘기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경부는 ESS 원천기술 확보와 세계 시장 점유율 30%(약 14조원) 달성을 위해 2020년까지 R&D 및 설비투자에 총 6조4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2024년까지 매년 2%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력 수요 증가에 대비할 수 있는 정책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전력저장시스템(ESS)

발전소에서 공급받은 전력을 저장했다가 일정 시점에 필요한 곳으로 전송하는 장치. 예컨대 값이 싼 심야전력을 저장해 뒀다가 낮에 쓸 수 있고 정전 대비용 비상전원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에너지 효율 면에서 리튬이온전지 방식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