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금리 담합 파문 확산] 발빠른 금리파생상품 시장…'CD금리 하락'에 집중 베팅

IRS금리 사흘째 급락
공정거래위원회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조사가 파생상품시장에서 투기적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이번 조사가 CD금리 하락을 유도하려는 ‘창구 지도’ 성격으로 해석되면서 CD금리 하락시 돈을 벌 수 있는 금리파생상품 계약 비용이 사흘동안 큰폭으로 상승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파생상품 움직임으로 미뤄 CD금리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자금중개회사 아이캡(ICAP)에 따르면 CD금리와 연동하는 ‘금리스와프(IRSㆍinterest rate swap)’ 3년물 금리는 이날 연 2.75%로 지난 사흘 동안 0.11%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CD금리가 0.03%포인트 떨어진 데 비해 가파른 하락세다.채권시장 참가자들은 CD 고시금리 하락을 예상하고 관련 파생상품시장이 발빠르게 움직인 결과라고 해석했다. IRS 금리란 두 회사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맞바꿀 때, 변동금리인 CD금리를 지급(페이)하는 대신 반대급부로 수취(리시브)하는 고정금리를 뜻한다. CD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면 이 같은 수취 거래를 늘려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외국계 은행 채권운용역은 “IRS 금리를 수취하겠다는 수요가 지급하겠다는 쪽보다 월등히 많아지면서 IRS 금리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며 “만약 CD금리가 급락한다면 상당한 이득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RS 금리 수취 계약자는 CD금리 하락분만큼을 수익으로 챙긴다.

IRS 금리 급락은 파생상품시장뿐만 아니라 현물채권 금리하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채권과 IRS 금리 간 격차가 벌어지면서 해당 격차만큼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거래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뜻밖의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공정위 조사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이 어수선해져 오전에 오후 금리를 전망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IRS 3년물 금리는 이날 오전 중 최대 0.15%포인트 폭락하다가 장 막판 하락폭이 축소되면서 0.02%포인트 하락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04%포인트까지 떨어졌다가 결국 0.02%포인트 상승한 연 2.91%로 마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