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과 배신의 세계 '담합'] 공정위 퇴직자들 로펌선 '귀한 몸'

지난달 법무법인 바른의 공정거래팀이 통째로 화우로 옮겨간 ‘사건’이 벌어졌다. 공정거래팀 소속 5명 변호사와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인사 등 총 7명이 보따리를 싼 것이다. 지난해와 올해 법무법인 세종의 공정거래분야 변호사 5명과 전문위원 1명이 광장으로 옮겼다. 모두 공정거래 분야 전문가들을 둘러싼 로펌 간 스카우트 전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 들어 로펌에선 공정위 퇴직자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친정인 공정위의 움직임을 누구보다 소상히 꿰고 있기 때문이다. 판·검사 등 전관출신 변호사 몸값이 높은 것과 같은 이치다. 최근 김앤장과 세종은 공정위 5급 사무관 출신까지 영입했다. 지난해 10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4급 이상 고위공무원은 퇴직 후 2년간은 퇴직 전 5년 동안 일했던 부서의 업무와 관련 있는 대형로펌으로 갈 수 없다. 반면 5급 이하 실무자는 예외여서 로펌의 집중 공략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건수임은 물론 초기단계인 밑바닥 정보수집과 기획 등 단계별 진행상황을 파악하려면 공정위 최고위직에서 하위직 출신까지 탄탄한 라인업이 필요하다.

공정위 출신이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로펌에서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이유다. 공정거래 전담 재판부 출신의 판사들도 상한가다.

현재 김앤장에 소속된 공정거래 관련 전문가는 60명. 이 중 공정위 부위원장을 비롯해 공정위 퇴직자는 15명이다. 세종의 경우 공정거래 분야 전문가 숫자가 작년 20명에서 올해 30명으로 크게 늘었다. 광장도 올해 팀원을 3명 늘렸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