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SBS '힐링캠프' 출연 "국민판단 받겠다…조만간 결심"

"이대론 안된다" 내내 강조
"망가지는 것 두렵지 않다"
강한 정치참여 의지 드러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23일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해 힐링캠프 출연을 결심했다”며 대권 도전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안 원장은 이날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 출연 배경을 묻는 질문에 “머릿속 고민을 끝내고 힐링을 하기 위해 나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원장은 지난 4월 총선 결과 이후 대권 도전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야당이 승리해 야권 대권 후보가 부각되면 저는 서서히 퇴장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새누리당이 압승하면서 저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져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 출간 배경에 대해서는 “대선 출마 결심에 앞서 이런 열망에 대한 제 생각을 밝히는 게 순서라고 생각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대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안 원장은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책을 통해) 제 생각의 방향을 말씀드렸으니 지지하는 분들의 기대수준과 맞는지 보고 판단하겠다. 지지자분들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국민의 판단을 받겠다. 조만간 결심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전개될 지지율 추이와 출마요구 강도가 안 원장의 공식 대권 도전 선언의 마지막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출마결심을 굳혔다는 관측이다. 안 원장은 새로운 도전에 임하는 자신의 각오도 공개했다. 그는 “저는 성공확률은 전혀 생각 안한다. 우유부단은 제 삶과 거리가 멀다”며 “결과는 하늘에서 주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뒤에는 당락에 연연하지 않고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미다.
안 원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과 낮은 출산율을 대표적 사회 지표로 내세우며 “우리나라가 벼랑끝으로 가고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발언하는 등 현실정치 참여의지를 강하게 드러났다.

‘안철수의 생각’ 대담자인 제정임 세명대 교수도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안 원장이 ‘상처받는 것, 망가지는 것은 두렵지 않다’고 하더라”며 안 원장이 사실상 의지를 굳혔음을 시사했다. 제 교수는 “‘망가질 수 있을 텐데 정치를 하겠다고 생각한 동기가 궁금하다’고 묻자 안 원장이 ‘명예가 훼손되고 총알 몇 방 맞는다고 해도 이 길이 가야 할 길이라면 그런 건 감당할 수 있다’고 얘기하더라”고 전했다. 제 교수에 따르면 안 원장은 “나는 (대선에) 나가는 것이 옳은가, 아닌가에 대한 판단을 열심히 생각할 뿐”이라며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지지율 면에서도 출간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7월 셋째주(16~20일) 주간 집계 결과 안 원장은 전주 대비 3.1%포인트 오른 18.8%로 37.8%를 기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에 이어 다시 2위로 올라섰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는 0.7%포인트 하락한 17.2%로 3위를 기록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