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카셰어링' 사업 나선다

15분 단위로 車 빌려쓰기
車 이용습관 늘려 판매 촉진
도요타자동차가 일본 주요 자동차업체 중 처음으로 ‘카셰어링(car-sharing)’ 사업에 진출한다. 소비자들이 자동차 이용에 친숙해지도록 유도해 장기적으로 신차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카셰어링은 렌터카보다 대여시간이 짧다. 쇼핑이나 출근 등을 위해 잠깐 차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주 고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5일 “도요타가 올해 안에 일본 전역 1200개 지역의 계열 렌터카업체와 손잡고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도요타는 카셰어링 사업을 위해 ‘라쿠모’라는 별도 브랜드도 만들었다. 일본의 카셰어링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다. 렌터카 업체의 자동차 보유대수가 42만대인 반면 카셰어링용 차량은 전국적으로 7000여대에 불과하다.

카셰어링 서비스가 기존 렌터카업체와 가장 다른 점은 요금체계다. 6시간당 5000엔 정도인 렌터카와 달리 카셰어링은 15분 단위로 200엔가량을 받는다. 대여시간이 보통 1시간 미만으로 짧은 만큼 서비스 거점도 주로 도심의 유료주차장 등에 몰려 있다.

공항이나 철도역 인근에 집중돼 있는 렌터카에 비해 차량을 빌리거나 반납하는 데 시간이 적게 든다. 렌터카와 달리 휘발유값이 요금에 포함돼 있는 것도 특징이다. 카셰어링이 늘어나면 단기적으론 자동차 판매량이 줄어들 공산이 크다. 그러나 자동차 이용습관이 붙은 소비자가 많아지면 결국 차량 판매량도 늘어날 것으로 도요타는 기대하고 있다. 일본 카셰어링 시장 자체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는 “2010년 25억엔 수준이던 카셰어링 시장 규모가 내년엔 150억엔으로 6배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본에서는 ‘타임즈24’와 ‘오릭스자동차’라는 두 개 회사가 카셰어링 시장의 9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저출산 고령화로 일본의 자동차 수요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며 “장기 수요 확대를 위해 카셰어링 사업에 뛰어드는 자동차 회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