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TV·가전 '선방'…휴대폰 부문은 다시 적자

LG전자가 TV와 가전 부문에선 선방했지만 휴대폰 사업에서는 3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LG폰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렸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지만 휴대폰이 LG의 ‘아킬레스건’이 될지 ‘캐시카우’로 부활할지 여전히 관심사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12조8590억원의 매출과 34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25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2.1% 줄었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TV와 가전은 효자 노릇을 했다. TV 사업을 하는 HE사업본부는 2분기 2163억원을 벌어 전체 이익의 62%를 담당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20% 이상 급증했다.

냉장고와 세탁기를 만드는 HA사업본부는 전년 동기 대비 180% 이상의 이익을 올렸다. 2분기에 165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4개 사업본부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5.7%)을 기록했다.

문제는 휴대폰이었다. 모바일 부문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567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휴대폰 부문 적자만 589억원이었다. 작년 4분기 7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가 3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LG전자는 당장의 이익보다 미래 가치를 중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에 스마트폰 신제품을 연속 출시하면서 마케팅 비용을 집중적으로 늘렸다는 얘기다. LG전자는 국내에서 ‘옵티머스 LTE’, 북미에선 ‘옵티머스 태그’, 유럽에선 ‘L시리즈’ 등을 내놨다.

이에 힘입어 2분기 LG 스마트폰 판매량은 역대 최다인 580만대로 1분기(490만대)보다 18% 증가했다. 같은 시기 전체 휴대폰 판매량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도 36%에서 44%로 늘었다.

하지만 수익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스마트폰 증가 속도가 피처폰 감소 속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력으로 삼고 있는 LTE폰을 한국, 미국, 일본 외엔 팔 수 없어 점유율이나 이익률을 쉽게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계다.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정도현 부사장은 “스마트폰 경쟁력이 높아져 3분기부터 휴대폰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