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한반도…전국에 '폭염특보'

양산 37.6도·서울 32도 치솟아
내주까지 불볕더위 지속될 듯

열사병 예방지수 '위험' 진입
폭염 환자 146명 … 3명 사망
본격적인 무더위철을 맞아 전국이 폭염에 휩싸였다. 25일 서울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으면서 ‘폭염특보’가 발령됐다.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 환자와 사망자도 잇따르고 있다. 무더위는 다음달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향후 건강 관리와 전력수급 차질이 우려된다.

◆26일엔 서울 기온 34도까지 올라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경남 양산의 낮 최고기온이 전국 최고치인 37.6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의 내륙지방의 기온이 33도를 넘었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2.1도를 기록했다. 서울의 공식 기온을 재는 종로구 송월동 관측소가 숲 인근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서울의 최고기온은 33도를 웃돌았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온이 급상승하면서 서울엔 올 들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한밤에도 기온이 25도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도 이번주 들어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무더운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된데다 강한 일사까지 겹치면서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6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폭염이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4도까지 치솟겠다. 이 같은 폭염은 최소한 다음달 초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한반도에 폭염을 몰고온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당분간 약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준석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다음달 초까지 평년에 비해 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폭염환자도 급증… 3명 사망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열사병 예방지수가 위험 수위에 도달해 건강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기상전문업체 케이웨더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요 도시의 열사병 예방지수가 ‘위험’ 단계인 28도를 넘었다. 미국과 일본에서 1990년대부터 널리 쓰이고 있는 열사병 예방지수는 더위로 인해 인간이 받는 스트레스를 보여주는 수치다. 위험 단계는 ‘열사병 위험이 높아 충분한 휴식이 필요한 수준’이다. 이날 대구의 열사병 예방지수는 ‘매우 위험’ 단계인 31도까지 치솟았다. 26일엔 전날보다 기온이 더 오를 전망이어서 열사병 예방지수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수준인 ‘매우 위험’ 단계까지 달할 전망이다.

실제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열사병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4일 응급실에 실려온 온열질환자(폭염환자)는 평소(1~2명)보다 급증한 21명에 달했다. 지난달 이후 총 146명에 이른다. 24일엔 경북 칠곡에서 비닐하우스 작업을 하던 70대 노부부가 함께 숨지는 등 폭염으로 인해 3명의 사망자도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폭염이 집중되는 낮 12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엔 되도록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폭염은 다음달까지 계속될 전망이어서 전력 수급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열사병 예방지수(WBGT)

wet bulb globe temperature. 기온·습도만으로 산출하는 열지수에 복사열, 기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간이 받는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수치. 미국과 일본에선 1990년대부터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