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경련 회장 "위기 극복할 시간·힘 낭비"

전경련 하계포럼 개막
정치권 '경제민주화' 우회 비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사진)이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요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허 회장은 25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2012 전경련 하계포럼’ 개회사에서 “세계 경제가 매우 어려운 침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며 “만일 우리가 그나마 충분치 않은 시간과 힘을 낭비한다면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과 신흥경제권이 한꺼번에 불황을 맞아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며 “많은 기업이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는 등 위기관리에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의 발언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정치권이 경제민주화 요구로 기업들을 괴롭혀선 안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등 여야는 앞다퉈 순환출자 금지, 지주회사 규제 강화,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등을 추진하고 있다. 허 회장은 “우리는 지난 50년간 오일쇼크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 숱한 위기를 이겨냈다”며 “우리가 서로 격려하고 힘을 결집한다면 유럽연합(EU)이 쇠퇴하고 미국과 중국이 주춤거리는 이번 위기가 좋은 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황창규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장은 이날 기조강연에서 “산업혁명과 PC혁명, 모바일 혁명을 거쳐 스마토피아(SMARTOPIA)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며 “이를 한국이 주도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가 설정하기 전에 각종 스마트 기기가 스스로 소비자가 느끼는 최적의 환경을 구축하는 세상이 스마토피아”라며 “기술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모든 기술이 사람 중심으로 재배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포럼은 기업인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불확실성 시대, 기업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오는 28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둘째날(26일)엔 정갑영 연세대 총장, 신종운 현대·기아차 부회장이 장기 불황과 전망에 대해 심층토론을 벌인다. 셋째날(27일)엔 피터 마스 델인터내셔널 대표, 홍승성 큐브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이 모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파급력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강연한다. 마지막날(28일)엔 허마완 카타자야 세계마케팅협회장과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강단에 선다.

제주=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