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풀꽃이랑마을, 야생초처럼 풋풋한 마을…산책하고, 사진찍고

팜스테이

충남 공주시 풀꽃이랑마을은 예부터 신선들이 많이 살았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이 마을은 백제 때 웅천에 속한 산악지대였고 신라 때는 웅주로 불렸다. 고려 때부터 공주에 속하는 등 장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풋풋한 향기 가득이 마을은 하얀 구름이 한가로이 노니는 호수 건너 무성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마을 입구부터 한가롭고 상큼한 시골의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아기자기하고 감성적인 마을 이름처럼 풋풋한 풀꽃향기가 나는 마을이다. 마을 형상 자체가 야생화초를 닮은 모양이어서 금방 마을 이름이 왜 풀꽃이랑인지 쉽게 알 법하다. 마을 입구에는 수호신 장승들이 맞아주는 고성저수지가 위치하고 있고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마을 초입의 할미꽃 군락지는 우리나라에서 아주 드문 진풍경을 연출한다. 호반을 감싸안고 만개하는 벚꽃들은 연인들의 산책길로 딱 제격이다.

최근 이 마을을 방문했다는 지영선 씨(23)는 “마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정말 아름답고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곳”이라며 “다음번에 다시 찾아 마을도 더 많이 구경하고 행사에도 참여해 좋은 추억과 기억을 더 많이 남기고 싶다”고 게시판에 소개했다.

할미꽃 군락지가 있는 마을답게 풀꽃이랑마을에서는 할미꽃 군락지 관찰과 함께 할미꽃을 직접 화분에 심어가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매년 봄이면 사진작가와 가족 단위 관광객이 방문하곤 하는데 할미꽃 등 마을의 야생초와 아름다운 마을 풍경을 널리 알리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 할미꽃 심기와 함께 마을의 특색있는 대표적 체험은 알밤줍기다. 마을 대표 농산물인 알밤을 산에 올라가서 직접 줍는 체험으로 주운 알밤을 구워 먹고 밤송이를 이용한 놀이도 즐길 수 있다. 공주 정안 알밤은 자연 낙과 후 알밤으로 수확하므로 육질이 단단하고 저장성도 강해 맛과 품질이 우수하기로 유명하다.


○무성산 계곡 산책로로 일품

무성산 계곡과 등산로도 산책하기 일품이다. 짙은 나무그늘 사이로 흐르는 물은 한여름에도 뼈가 시리도록 차갑다. 고요한 골짜기에 들리는 물소리만으로도 무더위를 날릴 수 있다. 농사체험을 할 수 있는 안속골 산골 들판은 옛날 시골 풍경을 맛볼 수 있다. 무성산 자락 골짜기에 펼쳐진 논과 밭, 미꾸라지 둠벙 등이 전봇대가 보이지 않는 시골 풍경을 전해준다.철새 관망대에도 관광객들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여름에는 연꽃들이 활짝 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수상 음악회와 수상 골프도 즐길 수 있다.

장승공원은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인생을 해학적으로 살아낸 장승들이 이 마을의 수호신이 돼 마을 입구에서 관광객들에게 행운을 던져주기도 한다. 마을 관계자는 “우리 마을은 고향집에서 느긋하게 피로를 풀면서 휴식을 취하는 망중한을 즐길다가 무료하면 물고기라도 건져 매운탕을 끓여 먹을 수 있는 곳”이라며 “훈훈한 시골 인심을 밑천으로 찾는 이들을 절대로 그냥 돌려보내지 않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계절별 다체로운 생태체험이 마을은 계절별로 각각 다른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것도 자랑거리다. 3~4월에는 나물캐기, 강낭콩심기, 쑥개떡 만들기를 할 수 있다. 6~8월에는 봉숭아 물들이기, 옥수수따기, 물놀이, 미꾸라지 잡기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가을로 접어드는 9~11월에는 알밤줍기와 고구마캐기, 도리깨질을 할 수 있고 12~2월에는 썰매타기, 청국장 만들기 등이 있다. 연중 행사로는 △전통놀이체험 △인절미·흑두부 만들기 △다도체험 △태양열 조리기 △가족자전거타기 △들밥체험 등이 준비돼 있다.

이 마을은 숲이 우거져 먹거리도 다양하다. 나물류, 서리태 뻥튀기, 산야초 수육, 밤양갱, 밤약식, 밤호박죽 등 밤을 이용한 각종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알밤, 청국장, 서리태 등은 이 마을에서 구매할 수 있다. 든든히 배를 채운 후에는 인근의 고성저수지, 할미꽃 군락지, 벚꽃 산책로 등으로 산책할 수 있다.

선물하기 좋은 지역 특산품 쇼핑도 즐거움이다. 정안밤 외에도 서리태가 유명하다. 이 마을에서 재배한 서리태는 봄볕에 싹틔우고 여름볕에 알을 채워 맑은 물로 잘 키워 품질이 매우 우수하다. 산야초를 가공해 식혜, 전 등의 음식을 만들면 몸에 좋은 건강식품이 되기도 한다. 주변 관광지로는 국립공주박물관, 박동진 판소리 전수관, 공주석장리 박물관, 마곡사 등이 있다.

마을 관계자는 “마을 아이들에게 우리 마을에 대해 나물 할머니와 약초 할아버지가 살던 곳이라고 교육한다”며 “그만큼 몸에 좋은 특산물과 주변 환경이 지친 도시민들에게 재충전시켜 주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자랑했다.

사전에 팜스테이 예약을 하면 편리하다. 충남 풀꽃이랑마을 홈페이지(www.pulk.co.kr)를 참고하면 된다. 마을로 전화(041-852-1255)해도 예약할 수 있다.

찾아 가는 길

주소는 충남 공주시 정안면 고성리 311이다. 교통혼잡이 없으면 서울 한남동에서 마을까지 1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서울에서 천안논산 고속도로를 이용해 정안IC로 나와 공주로 가는 23번 국도를 타고 고성저수지 유도 간판이 있는 운궁 네거리에서 우회전해 4㎞ 정도 가면 된다.

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