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플의 기적'…교통사고 중태 빠진 중학생, 인공호흡기 떼내며 차도

‘재윤아, 일어나. 학교 가자.’

25일 오후 1시, 대전 우송중학교 2학년 임재윤 군(13)이 입원해 있는 충남대병원 4층 병실에 이 학교 최순주 교장과 친구 3명이 찾아왔다. ‘선플 소셜네트워크(SNS) 기자단’ 소속 학생 100여명이 재윤군을 응원하는 ‘선플(선한 댓글)’을 적어놓은 보드판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선플 SNS 기자단은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등 각종 SNS에서 악플(악성 댓글) 감시활동과 청소년 대상 선플 확산 운동을 펼치는 단체다.‘기적의 아이콘, 재윤이. 힘내요!’ 보드판의 길고 짧은 선플마다 재윤군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는 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선플 SNS 기자단은 치료비 990만원을 지원하기 위해 모금운동도 벌이고 있다. 재윤군은 주변의 일을 알지도, 느끼지도 못한다. 식물인간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재윤군 등 수학여행단 41명을 태우고 가던 관광버스가 강원도 양구군 을지전망대 부근 내리막길에서 15m 아래 절벽으로 추락했다. 재윤군은 그날 이후 제 힘으로 일어설 수 없었다.

우성중학교 교직원과 전교생 400여명은 지난달에도 재윤군의 쾌유를 비는 글을 빼곡하게 적은 보드판을 들고 병실을 찾았다.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던 재윤군이 이때부터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스스로 호흡할 수 없었던 재윤군은 인공호흡기 없이도 숨을 쉬고, 눈을 깜빡이면서 하품까지 할 정도로 회복됐다. 이 소식에 선플 SNS 기자단은 재윤군을 위한 선플 캠페인을 계획하게 됐다. 최 교장은 “재윤이가 회복할 수 있는 확률이 1%밖에 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작은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선플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이사장 민병철 건국대 교수) 사이트에 달린 선플은 현재 294만개를 넘어 300만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