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매각 결국 무산…인수제안서 낸 곳 하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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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성 회장 "새 접근 필요"우리금융지주 매각이 무산됐다. 이명박 정부 들어 세 번째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7일 오후 5시 우리금융지주 예비입찰을 마감했으나 한 곳도 ‘인수하거나 합병하겠다’는 제안서를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KB금융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데 이어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MBK파트너스도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IMM PE는 전략적투자자(SI)인 교보생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리금융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교보생명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현행 법규상 금융회사가 금융지주를 인수하는 데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 KB금융 불참으로 입찰 절차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예상에 따라 입찰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우리금융 인수를 통해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일차적인 판단은 내린 상태”라며 “현행 법규가 개선되고 주변 여건이 조성되면 다시 한번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새마을금고중앙회도 이번에는 불참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우리금융 인수에 의지를 갖고 오랜 기간 준비했지만 매각 여건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아 유효경쟁이 성립할 가능성이 없어졌다”며 “다음 정부에서 기회를 보겠다”고 말했다.
국가계약법에는 ‘국가가 보유한 기업의 지분 매각 때 2곳 이상이 공개경쟁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우리금융 매각은 다음 정부의 과제로 넘어갔다. 하지만 2010년 분할매각, 작년과 올해 일괄매각 모두 무산됨에 따라 다음 정부에서도 우리금융 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편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오전 열린 우리은행 정기 이사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성공적인 민영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정부 생각은 모르겠지만 시장 상황이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다”며 “투자가들이 원하는 시기를 맞추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년 동안 세 번을 추진했는데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새로운 구조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시훈/조재길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