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6P 급등 1829…'립서비스' 에 환호는 했는데…

외국인, 4808억 '사자'…好실적 삼성전자 등 반등 주도
"경기부양 효과 아직 없어…美 FOMC회의 뒤 투자해야"

국내 증시가 유럽과 중국에서 날아든 ‘더블’ 호재에 반색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유지를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과 8292억위안이 투입되는 중국 후난성 창사시의 대규모 투자 발표가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게 상승 원인으로 작용했다.

◆전기·전자업종이 반등 견인27일 코스피지수는 46.69포인트(2.62%) 상승한 1829.16으로 장을 마쳤다. 유럽과 중국에서 불어온 훈풍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4808억원과 252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의 이날 순매수 규모는 지난 3월14일(5359억원) 이후 최대다.

사상 최대치인 6조7241억원의 2분기 영업이익을 확정 발표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전기·전자업종이 코스피지수 반등을 주도했다. 삼성전자가 5.20%(6만1000원) 상승한 123만3000원으로 장을 마쳐 지난달 29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120만원 선을 회복했다.

LG전자(3.51%) SK하이닉스(3.68%) 삼성SDI(5.49%)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전기·전자업종은 4.87% 뛰어 유가증권시장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보다는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정책 공조 본격화 가능성이 이날 전기·전자업종 회복의 보다 근본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로 조정폭이 컸던 상황에서 유럽과 중국에서 좋은 소식이 나오니 전기·전자업종의 반등폭도 그만큼 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증시 조정에 적극적인 저가 매수로 대응했던 기관은 이날도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모습이었다. 코스피지수 상승률의 2배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는 KODEX레버리지를 1430억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였다. LG디스플레이(2위 502억원) SK이노베이션(3위 441억원) LG전자(4위 372억원) 등 상승 전환 시 반등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민감주를 많이 사들인 것도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CB 통화정책회의 결과 지켜보라”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유럽과 중국 호재가 증시에 긍정적 요인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신중모드를 바꿔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선언적인 수준인 데다 중국 지방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도 그 효과를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전까지의 소극적 태도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며 “다음달 2일 열릴 예정인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조치를 구체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후난성의 투자는 수년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보여 당장 하반기 경기 회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 있다”면서도 “후난성에 이어 산시 안후이 장시 허난 후베이 등 5개 성이 잇달아 투자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데, 현실화될 경우 하반기 중국 경기 연착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잇달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ECB 통화정책회의까지 지켜본 뒤 투자 방향을 정할 것을 권했다. 다만 증시 참여자들이 학수고대하는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는 미국 내 경기지표가 들쭉날쭉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기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분간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경기민감주와 통신 제약 등 경기방어주를 동시에 담는 ‘바벨전략’을 구사하는 게 낫다”며 “경기 부양을 위한 글로벌 정책 공조가 구체화되는 시점에선 경기민감주 비중을 늘려가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