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휴대폰 가입자 100만 돌파

WSJ "정보 통제 더 어려워져"
북한의 휴대폰 가입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정보 통제에 대한 북한 정권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북한 내 이동통신 사업자인 이집트 오라스콤의 통계를 인용, 북한에 휴대폰 보급이 크게 늘어 최근 가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휴대폰 사용자는 지난해 6월 말 66만명, 9월 말 80만명을 각각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휴대폰 사용 확대로 북한 정권이 정보 통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분석했다. 보급된 휴대폰으로 동영상과 사진을 촬영, 외부로 전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북한전문매체 임진강의 지로 이시마루 편집장은 “북한에서 휴대폰이 광범위하게 보급되는 것은 개인 카메라와 녹음장비가 퍼지는 것과 같다”며 “정보가 밖으로 새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정권이 국제전화와 인터넷 사용을 차단하고는 있지만 일부 주민들은 이미 휴대폰 동영상 기능 등을 이용, 외부로 정보를 보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휴대폰 동영상 촬영에 대한 정권 차원의 경계도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이 지난해 말 신형 휴대폰을 보급하면서 녹음·녹화 기능을 사실상 없앴다고 이날 보도했다. 새로 나온 단말기에는 녹음과 녹화, 사진전송, 블루투스 기능 등이 빠져 있다. 저장용량은 10~20MB(메가바이트)밖에 되지 않고 메모리카드도 사용할 수 없다고 RFA는 전했다. 지로 편집장은 “녹음·녹화 기능이 있는 단말기를 사용하려면 1000달러를 내야 한다”며 “결국 북한 정권이 휴대폰 이용 확대를 우려해 통제 수단으로 가격을 올린 것”이라고 추정했다. 평양에서 중국산 터치스크린 휴대폰은 평균 400달러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