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뚫는 청년창업 3000명 "세계시장에 진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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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창업지원센터서 나만의 기술 개발 '구슬땀'경기도 안산에 있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초소형 전동 드라이버를 개발 중인 청년창업가 이상민 하이브 사장(26). 그는 올여름 휴가계획이 없다. 이 사장은 “까르푸 월마트 등 글로벌 유통업체에서 양산 체제를 갖추면 샘플을 보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쉴 틈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립대 건축학과 3학년을 마치고 올초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소했다.
이 사장은 “양산을 준비 중인 전동 드라이버는 길이 9㎝로 기존 제품에 비해 5㎝ 작고 가벼워 여성들도 쉽게 쓸 수 있다”며 “기술력과 진취적 사고만 있다면 누구나 세계 시장을 뚫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혼자 힘으로 창업했지만, 이 사장은 이미 직원 2명을 고용해 함께 달려가고 있다. 청년창업가들이 삼복 더위를 잊은 채 뛰고 있다. 이 사장처럼 올 들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창업지원센터에서 창업한 청년은 전국적으로 약 3000명에 이른다.
창업선도대학과 예비기술창업자육성기관, 청년창업사관학교 등 정부가 지원하는 창업기관에서 약 1500명, 서울시 청년창업지원센터 등 지자체 창업기관에서 약 1500명이 청년 창업 신화를 쓴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를 꿈꾸고 있다.
서울시 청년창업지원센터의 박현국 예비창업자(35)는 뼈와 근육을 감안한 교육용 인형, 강준배 쿠나이앤티 사장(39)은 3D 애니메이션 캐릭터 개발에 땀을 흘리고 있다.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연소 대목수(大木手) 김승직 하심 사장(28)은 한옥교구, KAIST 신소재 공학박사 출신의 김준웅 엑센 사장(35)은 실내환경 측정센서 및 측정기, 서울대 대학원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를 전공한 정경채 예비창업자(28)는 개인정보 데이터 완전 삭제 솔루션 개발에 여념이 없다.
괜찮은 이공계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취업하거나 의학전문대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머리를 싸매는 젊은이들과 달리 이들은 아이디어와 기술로 세계 시장을 겨냥한 제품 개발에 승부를 걸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경험이 있는 성광제 KAIST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지금 중·고교생들의 일자리 확대 여부는 우수한 기술로 창업에 나서는 청년들의 어깨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안산=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