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1%P 오르면 소비자 물가 0.12%P↑

수입물가보다 환율변동에 취약
국제 곡물가 상승시 물가 불안
소비자물가가 수입물가보다 원·달러 환율 동향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마저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물가 불안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은 31일 ‘물가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포인트 오를 경우 2분기 뒤의 소비자물가는 0.12%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달러당 1130원인 원·달러 환율이 1150원으로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21%포인트 상승한다. 한은은 현재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가 2.6%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1150원 선을 넘어설 경우 3%에 육박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환율은 원자재와 중간재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생산자물가에 영향을 주고, 이는 출하 및 유통경로를 거쳐 소비자물가에 전이된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환율 변동이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대부분 2분기 뒤에 가장 크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수입물가도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수입물가가 1%포인트 뛰면 소비자물가는 2분기 뒤 0.06%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국제곡물가격 상승이 연말께는 국내 식탁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지적이다. 신 국장은 “국제 곡물은 최종소비재가 적어 가격 상승이 가공 단계별 생산자물가에 대부분 반영된 후 소비자물가로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골드만삭스도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한국 소비자물가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0.2~0.4%포인트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6~7월 미국 중서부를 강타한 최악의 가뭄으로 밀, 대두, 옥수수 가격이 6월 말보다 각각 53%, 40%, 46%씩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기초로 한 것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