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펀드매니저들 잠 못드는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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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펀드 10개중 1개만 벤치마크 수익률 쫓아가천하의 펀드매니저라도 약세장에선 한계를 드러내게 마련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그렇다. 날고뛴다 하는 펀드매니저들이 운용하는 미국 월가의 액티브펀드 중 올 들어 벤치마크보다 2.5%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률을 낸 펀드는 13%에 그치고 있다. 국내 액티브펀드 중 코스피지수보다 2.5%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률을 낸 펀드가 2%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그나마 낫다.
1일 JP모건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현재 미국 내 2740개 액티브펀드 가운데 연초 이후 벤치마크보다 2.5%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률을 낸 펀드는 13%로, 이 증권사가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1996년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이 기간(1996년~2012년 7월23일)에 벤치마크를 2.5%포인트 이상 앞선 펀드 비율은 평균 26%였다. 조사 대상 펀드의 32%는 벤치마크보다 2.5%포인트 이상 낮은 수익률을 냈다. 이는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가 터졌던 2008년과 같은 비율로, 기간 평균치(28%)보다 높은 수준이다. 액티브펀드 가운데 1233개 대형주펀드들은 벤치마크보다 평균 1.11%포인트 낮은 수익률을 내는 데 그쳐 이 역시 데이터가 존재하는 198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 액티브펀드의 성과는 미국보다 훨씬 저조한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총 588개 액티브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0.90%로, 코스피지수 상승률(3.08%)에 미치지 못했다. 코스피지수보다 2.5%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률을 낸 펀드의 비율은 2%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 가운데 상당수를 삼성그룹주펀드가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펀드매니저들의 운용 능력이 미국에 비해 턱없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