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경기와 주가순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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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최근 경기와 주가를 예측할 때 순응성이 기준이 된다고 말한다. 경기의 순응성과 주가의 순응성이라는 생소한 용어들에 대해 알아보자.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최근 수정 전망한 예측 보고서를 보면 경기의 순응성 문제를 많이 지적하고 있고 한국은행에서도 특별히 이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경제이론상 잘 통용되지 않는 현상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경기뿐 아니라 모든 사이클이 단기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어떤 현상이 나오면 상당히 오랫동안 사람들이 회자하지만 최근 이런 현상이 나오면 바로 며칠 뒤에는 사라져버린다. 사이클이 단기화되는 것이다. 또 사이클의 단기화뿐만 아니라 예측 시 가장 중요한 순응성 문제가 심화되는 것도 문제다.
자연스럽고 쉽게 바뀌고 순응성이 심화되다 보니 주가나 경기의 예측이 상당히 빗나간다. 이에 따라 가장 곤혹스러운 것이 예측기관이나 증권사의 예측 담당자다.
pro는 어떠한 찬성을 북돋아 준다는 뜻이다. 경제 사이클에서 4사분면의 가장 위에 있는 점을 정점이라고 한다. 보통 정점인 상태에서는 그 정점을 더 끌어올리는 것이 경기의 순응성이다. 주가가 좋을 때는 더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 경기가 좋을 때는 더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경기순응성에 해당된다. 단순히 경기와 주가가 좋을 때뿐만이 아니다.
경기가 나쁘고 주가가 나쁠 때는 각종 비관론이 쏟아져 나와 이 저점이 더 떨어진다. 자연스럽게 정점은 더 올라가고 저점은 더 떨어지다 보니 각종 경제 운영계획이나 기업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시하는 정점과 저점 간 차이, 진폭이 확대되는 현상이 발생되고 있다. 이것이 기업경영과 정책운영, 투자자들이 재테크 전략을 세울 때 상당히 어려움을 초래한다.
거시경제학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경기순환이론이다. 경기순환이론은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발생하지만 대체로 주기를 기점으로 본다. 대체로 4년을 주기로 한 쥬글라 파동이 많이 알려졌다. 과거에는 4년을 주기로 정부의 운영계획 등이 많이 세워졌지만 최근 경기의 주기가 4년이 아니라 1년 정도로 바뀌었다. 이는 어느 정도 공식화되는 분위기다. 이는 단순히 경기의 주기가 단축될뿐만 아니라 정점과 저점 간 격차가 상당히 심하다.
예를 들어 작년 미국경제의 성장률을 예상할 때 4% 전망까지 나왔었다. 그런데 지금은 1.5%에 2분기 성장률이 나왔다. 이 진폭이 상당히 크다. 그리고 우리의 경우도 4.5% 전망했던 것이 1년 전이다. 그런데 지금은 2%다. 신흥국처럼 탄력있는 경제로 진폭이 크게 나오는 현상은 쥬글라 파동 등에서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현상이다.
앵커 > 경기의 순응성을 쉽게 설명할 때 냄비의 물이 끓는 효과와 많이 비교한다.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냄비 증세, 냄비 주가라는 표현을 쓴다. 냄비에 불만 대면 물이 끓어 넘쳐서 냄비뚜껑이 열리게 된다. 그러나 불을 끄면 바로 식어 냄비의 뚜껑이 닫힌다. 경기와 주가가 좋을 때는 끓어 넘치고 낙관론이 많이 번창하고 경기가 조금만 안 좋으면 비관론이 팽배하고 주가가 붕괴된다. 이런 것이 바로 대표적인 경기순응성에 해당한다.
환경이 변해서다. 무슨 이론이든 그 이론의 토대가 되는 환경이 바뀌면 종전의 이론대로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현상이 나온다. 종전의 경기변동으로 인해 4년 주기의 쥬글라 파동이 적용되지 않고 주기가 1년 정도 짧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어떤 점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경기 사이클이 단기화되고 진폭이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되었을까.
가장 먼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온라인, 오프라인에 글로벌 추세가 많이 진전되어 있다는 것이다. 세계경제의 질서에서는 글로벌 추세가 진전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전통적 제조업보다는 IT업종은 굉장히 주기가 빠르다.
끌어올릴 때는 확 끌어올리고 떨어질 때는 확 떨어진다. 관련된 업체의 최근 발표되는 실적이 단적으로 이를 보여준다. IT업종은 항상 잘될 때는 확 올랐다가 잘못될 때는 확 떨어지는 현상이 재무재표 상에 나타난다. IT산업의 발전에 따라 정보시차가 장기화되는 것도 그런 측면이다.
그리고 무엇이든 심리적인 측면은 빨리 변하기 마련이다. 똑같은 현상에 대해서도 어제 주가가 오르면 좋게 해석하다가 오늘 주가가 떨어지면 나쁘게 해석한다. 이런 것이 심리적 요인이다.
이 심리적 요인이 경제활동에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아지는 상태에서 IT 발전으로 인해 이 심리가 네트워킹 효과로 인해 전 세계로 퍼지는 정보시차가 상당히 짧아지다 보니 결과적으로 각종 예측을 하기가 상당히 힘들어지고 경기 사이클이 단기화되고 진폭이 확대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앵커 > 경기와 주가가 예측할 때 순응성이 관련이 높아지면서 부작용도 일어나고 있다는데.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이미 부작용이 발생해 많은 부분의 보완책이 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지적만 하면 안 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예측기관들이 경기 사이클이 단기화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IMF나 미 연준에서는 그동안 경기예측을 할 때는 반기예측이 일반적이었지만 올해부터는 분기예측을 하기로 했다. 경기의 예측 시점을 단축화시키는 것은 경기의 어떤 현상보다도 굉장히 큰 이슈다.
또 각종 개혁에서 이제는 체계적인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는 시장경제가 작동하고 시스템이 작동할 때 경영계획을 세워 특별히 문제가 없으면 1년 동안 가져가는 방식이 아니라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적용하는 시나리오 경영법이 정책뿐 아니라 기업경영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기업경영에 있어서는 위기관리가 상시체제가 되었다. 이제는 위험에서 벗어난다는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그리고 재테크에서 진폭이 상당히 크다 보니 수익을 내기 어렵다. 아주 고위험인데 가장 꼭지점에서 수익을 내면 좋겠지만 확률적으로 팻 테일 리스크가 되는 것이다. 지금은 위와 아래 동시에 대비하는 중위험 상품이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예측이 틀렸을 때 예측 담당자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예측은 투자자, 경제주체의 안내판 역할을 해야 하며 정확성을 기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는 이런 순응성을 줄이고 진폭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안정화 장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조세구조, 소득세 구조다. 경기가 좋을 때는 소득이 증가하며 세수가 더 증가하기 때문에 실제 소비에 쓸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은 줄어들게 된다.
그러면 경기가 과열된 만큼 소비가 줄어들고 경기의 정점은 끌어내릴 수 있다. 그리고 경기가 안 좋을 때는 명목소득이 떨어지니 그만큼 세금이 줄어든다. 그래서 쓸 수 있는 소득이 그만큼 줄어들고 저점이 더 이상 내려가지 않는다. 이런 정책적인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
경기나 주가의 순응성이 있을 때는 정책당국자가 세심하게 매일 고민해야 한다. 정책과 국민들 사이의 체감적인 괴리가 굉장히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IT업종만 주력산업으로 가면 안 된다. 고용문제나 소득의 양극화 문제, 경기 순응성 등 여러 문제가 있다. 다소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고용문제나 경기 순응성을 줄이고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제조업 비중도 일정 부분 끌어가야 한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대외환경에 의존할 때 글로벌의 장점만 강조했지만 글로벌화가 잘못되었을 때는 매우 큰 피해가 있다. 글로벌화의 장단점을 분명히 인식시키면서 글로벌화의 부작용에 대비하는 각종 완충장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경제주체 입장에서 어려울 때 끌어주고 잘 될 때 경계해줘야 한다. 심리적 측면보다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이럴 때 일수록 이론과 전문적인 지식,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외신을 보는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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