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눈] 2Q 실적시즌 1막 끝…기대에 못 미쳐

8월로 접어들면서 2분기 실적 시즌의 1막이 끝났다. 지난주 대장주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기아차, 포스코 등 시가총액 상위 주요 종목들이 2분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지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적시즌 초반의 성적은 신통치 못하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평가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로의 쏠림 현상이 지속된 가운데 절반 이상의 기업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 기준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54개의 2분기 총 영업이익은 18조77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50%, 7.86%씩 감소한 규모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차, 기아차 등 IT와 자동차 기업으로의 쏠림 현상이 지속됐다. 세 기업의 실적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51개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는 8조3305억원을 기록, 직전 분기 및 전년 동기보다 23.04%, 38.14%씩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차·화·정의 나머지 타자인 정유 및 화학 업종 기업 실적이 특히 부진했다. SK이노베이션, S-Oil 등 정유주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화학업종 대장주인 LG화학은 영업이익이 35.13% 줄었고, 호남석유(적자전환), 케이피케미칼(적자전환)의 경우 예상치를 큰 폭으로 밑돈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철강주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역시 영업이익이 39.03%, 20.15%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아울러 상당수 기업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친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연결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중 실적 추정기관이 3곳 이상인 52개 상장사의 약 65%에 달하는 34개사가 직전 추정치에 못 미친 영업이익을 내놨다. 18개 만이 추정치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분기 실적 전망치가 최근 두 달새 16% 가량 하향 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의 실제 성과가 이익전망치에 못 미쳤다"면서 "세계 금융시장과 경제상황이 안 좋은 상황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실제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52개 상장사의 2분기 총 영업이익은 18조8867억원으로 직전 추정치(20조90억원)를 6.6%가량 밑돌았다.

다만 3분기 실적 모멘텀에 대한 기대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추가적인 실적 전망치 하향 기조가 이어질 수는 있겠지만 2분기가 기업 실적의 바닥권이란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2분기 실적의 경우 일부 대표주들이 상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었다"면서 "IT와 자동차로의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점차 거시경제 상황이 개선되면 3분기부터 화학, 정유, 건설 등의 실적도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연결 실적을 발표하는 109개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직전 분기 및 전년 동기보다 각각 27.25%, 18.69%씩 증가한 30조7518억원으로 집계된 상태다.

김 팀장은 "부진했던 업황이 개선세를 나타내는 모멘텀 측면에서는 LCD와 디스플레이등 일부 IT와 항공, 기계, 정유 업종 기업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책 효과가 1분기가량 지나야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경제지표와 함께 기업실적도 반등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