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끓는 마릴린 먼로 추모 열기, 왜?


8월5일 사후 50주년…마릴린 먼로 새 전기 출간

대중문화의 상징이자 모든 남성의 꿈의 여인인 마릴린 먼로가 다시 살아났다.

사후 50년이 지난 지금도 연예계, 광고계는 물론 각종 대중문화 매체들과 심지어 트위터와 페이스북까지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오는 5일 사후 50주년을 맞아 전 세계적으로 추모 열기가 뜨겁다.

로이스 배너(남가주대 교수겸 작가)가 먼로를 추모하기 위해 '마릴린 먼로 : 열정과 패러독스'를 최근 출간했다. 이번 전기는 수십 권에 이르는 기존의 먼로 전기와 달리 할리우드를 지배하고 자신의 인생을 개척한 강인한 여성으로서의 먼로를 부각시켰다.
먼로는 1926년 6월1일 노마 진 모텐슨에서 사생아로 태어났다. 위탁가정을 전전하며 자란 그녀는 7살 때 어머니가 정신병원에 수용되면서 양부모와 함께 살았다. 어린 나이에 성적 학대와 불안정한 생활에 내몰렸다. 이전의 전기들은 그런 불우한 이미지를 강조해왔다.하지만 먼로는 '7년 만의 외출(1955)'에서 지하철역 송풍구 바람에 날려 올라가는 치마를 손으로 누르는 장면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그녀는 이 영화로 세계 최고의 섹스 심벌로 떠올랐지만 다소 치욕적인 기억이기도 했다. 다소 외설적이었던 촬영 때문에 파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베너는 "송풍구 장면에 대해 마릴린은 '웃자고 찍은 신이 섹스신으로 변질됐다'고 푸념했지만 촬영 당시 자신을 '성적 장난감'으로 여기는 남성들과 할리우드의 시선을 오히려 즐기며 촬영장을 장악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기에서 먼로는 배우로서 치명적인 난독증과 말더듬증을 앓았다. 대사를 잘 외우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은 건 난독증 때문이었다. 하지만 치열한 연습으로 이를 극복했고 '뜨거운 것이 좋아(1959)'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먼로는 야구 스타 조 디마지오, 유명 작가 아서 밀러, 가수 겸 배우 프랭크 시내트라, 정치가 존 F 케네디 등 당대 최고의 남성들과 결혼하거나 교제를 하며 많은 남성들을 좌지우지했다.

추모의 물결 끊이지 않아

다양한 방면에서 먼로의 사망 50주년을 추모하는 열기가 뜨겁다. 미국 10대들의 우상을 뽑는 '2011 틴 초이스' 수상자로 레드 카펫을 밟았던 테일러 스위프트나 돌체 앤 가바나 광고에서의 모델 스칼렛 요한슨, 지난해 디오르의 광고에서의 배우 샤를리즈 테론도 등이 '7년 만의 외출'에서의 먼로 모습을 재현했다.올 6월 먼로의 86회 생일을 기념해 레이디 가가는 "생일 축하해요 마릴린 - 누구도 우리의 금발과 빨간 립스틱을 뺏어가지 못할거예요"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마릴린 먼로에 미친 가가"란 얘길 들었다.

지난 5월에는 미셸 윌리엄스가 먼로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마릴린 먼로와 함께 한 일주일'에서 먼로의 역을 연기해 아카데미상에 올랐다. 미국 방송 NBC는 먼로의 일생을 주제로 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밤셸(bombshell)을 지난 6월 방영했다.

유명 조각가 시워드 존슨은 흰 드레스의 치마자락을 붙잡고 있는 먼로의 모습을 높이 9m, 무게 1.5t의 조각상으로 만들어 캘리포니아 팜 스프링스에 세웠다. 먼로가 묻혀 있는 로스앤젤레스 공동묘지에선 오는 5일 낮 12시 팬클럽 주최로 추모제가 열릴 예정이다.

마릴린의 유품을 전시하는 특별전도 9월2일까지 할리우드 박물관에서 열린다. 현재 팬들이 만든 페이스북에는 300만 명이, 트위터에는 5만3000명이 이름을 올렸다.

한경닷컷 박병성 인턴기자(한양대 영문 3년) lop2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