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기보배 “상대 마지막 화살 차마 못봤다”

런던올림픽 양궁 2관왕에 오른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는 2일(현지시간) 개인전 우승 뒤 “상대 선수 마지막 화살은 차마 보지 못했다. 내가 이런데 국민은 얼마나 깜짝 놀라셨겠느냐” 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기보배는 이날 영국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 극적으로 금메달을목에 걸었다.기보배는 아이다 로만(멕시코)과의 본 경기를 동점으로 마친 뒤 마지막 한 발로 우승을 가리는 ‘슛오프’ 에 돌입했다. 먼저 화살을 쏜 기보배는 8점에 그쳐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로만도 마지막 화살을 8점에 꽂아 기보배는 웃을 수 있었다. 동점이었지만 로만의 화살이 과녁 중심에서 약 5mm 더 먼 곳에 꽂혀 금메달은 기보배에게 돌아왔다.

기보배는 “로만이 마지막 화살을 쏘는 모습은 차마 볼 수 없었다. 너무 긴장해서 기도하고 있었다” 고 털어놨다. “내가 이런 상황인데 한국에서 보고 계시는 국민들께서는 얼마나 더 깜짝 놀라셨겠느냐” 고도 했다.기보배는 “제게 더 좋은 금메달을 주려고 미리 그런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준 것 같다” 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정상급 실력을 갖추고도 각종 대회에서 우승보다 탈락의 고배를 든 기억이 많은 기보배에게 런던올림픽은 해피 엔딩으로 끝난 드라마 같은 경기가 됐다.

한경닷컴 뉴스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