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자부터…" 외국계 애널 해고 공포

[Stock & Talk]

시장 부진에 수익성 악화…IB·영업직원도 감원 태풍
외국계 증권사 한국법인의 섹터(업종)담당 애널리스트인 김씨는 요즘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동료 애널리스트 한 명은 지난달 말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아 짐을 쌌다. 본사 차원에서 대규모 감원을 실시할 것이라는 소문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고액 연봉으로 부러움을 샀던 외국계 증권사 국내 법인·지점 직원들이 ‘감원 공포’에 떨고 있다. 씨티은행은 최근 정보기술(IT)업종 애널리스트를 해고했다. 맥쿼리의 건설담당 애널리스트도 회사와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골드만삭스와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은 애널리스트 2명씩을 줄였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BNP파리바 다이와 도이치 노무라증권 등도 적게는 1명에서 많게는 4명까지 리서치 인원을 감축했다.

투자은행(IB) 부문에도 칼바람이 불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IB부문 직원을 15명에서 6명으로 줄였다. JP모간은 IB담당 상무와 주식영업 직원 2명을 해고한 데 이어 또다시 감원을 단행할 계획이다.

이 같은 감원 태풍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수익성이 줄어든 외국계 IB들이 인건비 절감에 나서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외국계 IB의 5년차 외국계 애널리스트의 경우 실적에 따라 적게는 1억원, 많게는 3억~4억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국계 증권사 대표는 “본사에서 지점장 등 임원 차량도 줄이라고 지시가 내려올 정도”라고 설명했다. 연말로 갈수록 감원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도이치뱅크는 1900명 규모의 감원 계획을 밝혔다. UBS 크레디트스위스 등도 대규모 인원 감축을 실시할 계획이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시장이 좋아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