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가치 큰 별장형 콘도 주목해 볼 만"

고수에게 듣는다 - 세컨드 하우스 전문가 미드미디앤씨 이월무 사장

고급 별장형은 제주·용평…투자금 회수 쉬운 회원제
대규모 종합리조트는 실속형 회원권 선보여
시행사 망하면 투자금 '꽝'…믿음가는 대기업계열 선호
“불황기에는 조금만 신경쓰면 의외로 부가가치가 높은 리조트 회원권이나 고급 별장형 콘도를 골라서 살 수 있습니다.”

세컨드 하우스 전문가인 미드미디앤씨의 이월무 사장(44)은 “레저형 부동산업체들이 경기침체기를 맞아 분양가를 낮추고 이용혜택은 늘린 실속형 리조트 회원권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에서 고급빌라 개발·분양 업무를 담당했던 그는 강남권 고급주택 분양, 별장형 콘도 분양 등의 업무를 10년 이상 해오고 있다. 이 사장은 레저형 부동산시장이 고가의 프리미엄급 별장형과 대규모 종합리조트형으로 양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형 종합리조트의 경우 경기불황을 감안해 기존 중·고가 회원권 이외에 실속형 회원권을 선보이고 있다. 분양가를 낮추는 대신 이용기간을 줄인 게 특징이다.

투자 수요층도 나뉘고 있다. 고급 별장형은 여유자금이 풍부한 슈퍼리치들이 주로 매입한다. 풍광좋은 지역에 지어진 단독주택으로 사용가능하다. 분양방식은 사용권 개념의 회원권 형태로 분양한다. 5~20년씩 회원권별로 약정된 사용 기간을 사용하고 회원권값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요즘 수요자들은 토지와 건물 등기를 하는 등기제 회원권은 선호하지 않는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돈이 장기간 묶이면서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회원권은 1가구에 2~5명이 소유할 수 있도록 분양 승인을 받는다. 한 가족이 모두 구입하면 전용 별장이 된다. 모두 구입할 경우 가구당 10억~50억원 선이다. 자산 수백억원 이상을 가진 자산가들이 주로 매입한다.

‘부의 상징’으로 통하는 별장형 콘도의 효시는 강원도 용평리조트의 ‘버치힐’이다. 그 뒤를 용평 포레스트, 제주 비오토피아가 이었다. 최근 분양 중인 별장형 콘도는 롯데그룹이 선보인 제주의 ‘아트빌라스’, 동계올림픽을 위해 개발 중인 용평 알펜시아 ‘트룬 에스테이트’ 등이 꼽힌다. 이 사장은 “관리비만 연간 1000만원 이상이어서 자산 500억원 이상을 가진 슈퍼리치나 법인 외에는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고급 별장형 콘도가 주로 공급되고 있는 곳은 제주와 용평이다. 용평은 사람 몸에 가장 좋다는 해발 700m 고지에 자리잡아 여름에도 시원하다는 게 강점이다. 제주도는 이국적인 풍경과 깨끗한 환경이 매력이다. 이 사장은 “용평과 제주에 별장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부의 상징으로 통한다”며 “전직 대통령, 대기업 오너, 성공한 전문경영인 등 많은 슈퍼리치들이 이곳 별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별장형 콘도 회원권은 사용 만기가 지나거나 중간에 마음이 변하면 시행사에 되팔 수 있는 구조다. 싫증이 나거나 더 좋은 곳이 생기면 언제든 이동할 수 있다. 과거에는 분양받은 사람 앞으로 등기가 되는 등기제 회원권이 많았다.

제주 아트빌라스도 7년 사용 기간이 만료될 경우 회원이 희망하면 전액 환불해 준다. 이 사장은 “골프장 워터파크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있어 4계절 이용 가능하고, 온가족이 함께 즐기면서 별장식으로 거주할 수 있는 형태가 최근 별장형 콘도시장의 트렌드”라고 소개했다. 사계절 놀이시설을 갖춘 대형 종합리조트형 콘도는 중산층이 주요 수요층이다. 회원권은 보통 2000만~3000만원 선이다. 하지만 요즘은 1000만원대의 실속형 회원권도 나온다. 이 시장은 “연간 사용일수를 기존 30일에서 20일 정도로 줄이는 대신 회원권 값을 낮춘 형태”라며 “어차피 연간 30일간 사용하는 사람이 드물어 실수요자 입장에서 실속이 있다”고 말했다.

대형 종합리조트형 콘도는 전국에 동일 브랜드로 여러 개의 리조트가 개발되는 게 특징이다. 워터파크 스키장 골프장 승마장 등 다양한 4계절 부대시설을 갖춘 것도 특징이다. 회원권 소유자들이 싫증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들 종합리조트는 리조트마다 다양한 테마시설을 만들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휴양개념을 강조한 산속 리조트와 풍광좋은 해양리조트까지 다양하게 개발된다. 이처럼 여러 곳에 리조트를 개발해서 관리·운영하기 때문에 ‘체인형 콘도’로 불리기도 한다. 대명리조트는 바닷가와 산속 등 여러 가지 입지를 살린 직영 리조트를 10여곳에 개발했다. 회원이 되면 각 지역의 콘도를 회원 자격으로 고르게 사용할 수 있다. 양양 변산 등 바닷가에 들어선 콘도는 해양리조트라는 컨셉트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최근 5년 새 리조트시장은 이들 대형 종합리조트나 별장형 콘도가 시장을 석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이나 리조트 전문업체들이 개발·운영하는 곳이 수요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리조트는 개발회사의 재력과 신용이 좋아야 한다. 개발 주체가 망하면 투자금 회수가 다른 부동산에 비해 어려울 수 있다. 이 때문에 대기업 계열사나 대형 리조트 업체들이 인기다. 이 사장은 “과거 적잖은 중소 레저형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망하는 것을 본 이용자들이 대기업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