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민노총' 만도 새노조 주도권 장악

가입률 90% 육박…라인 정상가동
영업담당 사장 인사…조직정비 단행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 회사인 만도 근로자들이 여름 휴가를 끝내고 6일 대부분 업무에 복귀하면서 파업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라그룹은 이날 일부 사장단 인사를 하고 조직 정비에 들어갔다.

만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근로자 85%가 생산라인에 복귀했다. 회사 측의 직장 폐쇄에 맞서 노조원의 출근 투쟁과 몸싸움이 우려됐으나 별다른 충돌이 없었다고 만도 관계자는 전했다. 회사 측은 산별노조(금속노조 만도지부)에서 탈퇴하고 새로 출범한 기업노조(만도노조)에 가입한 근로자만 공장 출입을 허용했다. 복수노조로 출범한 만도 노조는 이날 소식지를 통해 “지난 5일 기준으로 전체 근로자 2264명 중 1936명이 새 노조에 가입하면서 가입률이 85%를 넘겼다”며 “지난해 7월 복수노조가 법적으로 허용된 후 최고치”라고 밝혔다.

공병옥 만도노조 위원장은 이날 오전에 문막 공장을, 오후엔 평택 공장을 돌며 새 노조 출범을 알리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안한규 만도 노조기획실장은 “출근길에 금속노조 탈퇴와 가입원서를 받았고 나머지 해외 파견자들까지 가입하면 90%를 넘을 것”이라며 “6일 사측에 최종 공문을 보내고 교섭 창구 단일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만도노조는 평택 공장 내 천막을 임시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대표교섭권을 확보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마친 뒤 정식 사무실을 갖추고 임단협을 재개할 계획이다. 새 노조는 교섭 조건에 깁스코리아 인수를 제외하되 기존 임금 협상안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안 실장은 “깁스코리아 인수 조건은 철회하지만 나머지 조건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사측과 협의 아래 나머지 임금 협상을 원활히 추진하겠다”고 전했다.지난달 27일 노조의 전면 파업과 사측의 직장 폐쇄 이후 만도는 지난달 30일~3일 생산직 근로자들의 여름 휴가 기간에 사무직 등 인력을 투입해 공장을 가동해 왔다. 금속노조 만도지부는 전면 파업 이후 쟁의행위 등에 대한 견해차로 집행부 전원이 사퇴했고 이후 금속노조와 노선을 달리하는 제2 노조인 만도노동조합이 설립됐다.

한라그룹은 이날 만도 영업담당 사장에 김경수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사장을 임명했다. 그동안 영업부문은 이석민 국내영업 총괄 부사장이 진두지휘했지만 사장 직속 체제로 격상했다. 만도는 신사현 대표이사 사장과 김 신임 사장 투톱 체제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한양대를 졸업한 김 신임 사장은 한라중공업, 비스테온, 만도를 거쳐 2009년부터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대표이사 사장에는 황인용 만도 구매 총괄부사장을 임명했다. 황 사장은 한양대를 졸업한 후 만도 중앙연구소장과 브레이크사업본부장을 거쳐 2011년부터 만도 글로벌구매본부장을 맡았다. 만도 관계자는 “만도는 영업력,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는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조속히 정상화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