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가입자 1명 늘리는데 702만원?

2분기 마케팅비용 2조원
순증고객 29만명 그쳐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올해 2분기 2조원이 넘는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는데도 가입자 수는 크게 늘리지 못했다. 휴대폰 시장이 신규 가입자가 거의 없는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는 지난 2분기 2조356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쓰고도 28만9719명의 순증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마케팅 비용은 보조금과 광고선전비 등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이들 3사가 쓴 2조원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단순 계산하면 가입자 1명을 끌어오기 위해 평균 702만원가량을 지출한 셈이다.가장 많은 마케팅 비용을 투입한 통신사는 SK텔레콤이었다. 이 회사는 2분기에 전체 지출의 30% 수준인 9600억원을 마케팅에 썼다. 하지만 늘어난 가입자는 10만2850명으로 1명당 933만원을 들였다.

KT는 5890억원을 사용했으나 가입자는 오히려 11만851명 줄었다. 경쟁사들보다 반년가량 늦은 올해 1월부터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시작해 고객을 빼앗긴 영향이 컸다.

LG유플러스는 4866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썼다. 순증 가입자는 29만7720명으로 신규·번호이동 가입자 1명당 163만원가량이 들었다.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5250만6793명으로 전체 인구보다 300만명 정도 많다. 통신사들은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지난달 말 보조금을 대폭 줄였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그동안 과열 양상을 보이던 통신시장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