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없애 KTX만큼 싼 요금…에어부산 2년 만에 '흑자 비행'

[CEO 투데이] 김수천 에어부산 사장

1만2000개社 25% 할인
출장 직장인 '단골' 확보
중국·일본 노선도 확대
“부산 시민과 지역 상공인들의 사랑 덕에 건실한 항공사를 만들 수 있었다. 지역기반 저비용항공사라는 새 비즈니스 모델이 됐다.”

2008년 창립 당시부터 ‘에어부산기(機)’의 기장을 맡고 있는 김수천 사장(57·사진)은 8일 부산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에어부산의 순항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부산에서 초·중·고교를 나온 김 사장은 1988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20여년간 중국팀장, 인사부문 이사, 영업부문 전무 등을 거쳤다. 김 사장은 “지역 상공인들의 비즈니스 수요를 꼼꼼히 챙긴 것이 좋은 반응을 듣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KTX, 대형항공사를 이용했던 부산·경남지역 비즈니스맨들의 요구를 분석해 ‘3060 셔틀서비스’ ‘기업우대프로그램’ 등을 만들었다. 셔틀서비스는 서울~부산 노선을 오전 7시부터 매시 30분과 정각에 운항하는 왕복개념을 적용한 상품이다. 시간을 중시하는 비즈니스맨에게 인기가 높다고 김 사장은 전했다.

기업할인 프로모션은 홈페이지에서 회사를 등록하면 이용 실적에 따라 탑승권을 최대 25% 깎아주는 제도로 전국 1만2000개 이상의 기업이 이용하고 있다. 할인을 적용받으면 요금이 KTX를 이용할 때와 비슷하다. 에어부산은 마일리지제는 별도로 운영하지 않는다.

에어부산은 설립 2년 만인 2010년 3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데 이어 작년엔 21억원의 흑자를 거뒀다. 2010년엔 김해공항 승객 점유율 30%를 기록했다. 김 사장은 “정시운항에 신경을 쓴 결과 2010년 KTX 서울~부산 구간이 전면 개통된 후에도 이 구간 탑승률은 소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 4월부터는 월단위로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어 올해 매출 목표인 22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서울~부산 노선의 이용객 60% 이상이 연 10회 이상 탑승하는 단골”이라며 “부산 중견기업 대표들이 ‘출장갈 때 에어부산을 타지 않으면 눈치가 보인다’고 할 정도”라고 전했다.

에어부산은 부산 상공인들의 기대를 담아 만든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분 46%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나머지는 부산시와 넥센, ㈜동일, 부산롯데호텔, 탑마트 등의 부산지역 중견기업이 나눠 가진 형태다. 김 사장은 “독특한 지배구조와 주주사 간 협력이 지역항공사로서 성공한 이유”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하반기 부산발 국제선 운항 확대계획도 발표했다. 8월 말 끝나는 부산~시안 노선 부정기편을 9월28일부터 약 두 달간 재운항하고, 10월 도입할 9호기(A320)는 부산~오사카, 후쿠오카 노선을 증편하는 데 투입할 계획이다.

부산=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