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오닐 "중앙銀이 위기 더 키워"

규제강화로 국채에만 돈 몰려
“최근 글로벌 경기 회복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의 잘못된 정책이다.”

짐 오닐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사진)의 지적이다. 각국 정부가 2008년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5년간 시행한 일련의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 오닐 회장은 13일 주간 뉴스레터 ‘뷰포인트’에서 이같이 말했다.그는 “금융위기가 터진 뒤 (금융권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각국 정부의 규제 강화로 은행과 보험사, 연기금 등이 대출을 줄이고 위험자산보다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있다”며 “금융회사들이 이처럼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것이 다른 민간 부문으로 돈이 흘러들어가지 않고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오닐은 “이 같은 조심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각국 정부가 양적완화(QE)에 나서도 그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각종 규제로 은행 등 금융권의 자금이 안전자산인 국채로만 몰리는 현상 자체가 위기감을 더욱 부추겨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들이 막대한 현금을 쌓아두고 투자와 고용에 나서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각국 정부의 대책들이 오히려 위기를 조장해 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선뜻 추가 경기부양에 나서지 못하는 배경도 이 때문이라고 오닐 회장은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글로벌 경제가 동반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2주간 미국과 유럽은 물론 일본 한국 영국 호주 등 각국 중앙은행이 마치 공조(coordinated)한 것처럼 추가 경기부양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위기의 진원지인 유럽에서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도 각국이 부양책을 취하지 않고 관망하고 있는 이유라고 오닐 회장은 분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