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19만원 '대학생 기숙사' 홍제동에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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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대책 회의 어떤 얘기 오갔나]정부는 대학생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서울 홍제동에 연합기숙사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공유지와 값싼 이자의 주택기금 등을 활용해 현재 24만원 수준인 기숙사비를 19만원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또 교육비 안정을 위해 하반기 EBS 교재 가격을 2.1% 인하하는 한편 보육시설의 상세 비용을 자치단체에 신고하고 인터넷에도 공개하기로 했다.
1000명 규모…구의·공덕동에도 검토
EBS 교재가격 10월 중 2.1% 인하
◆미국 곡물파동 심상찮다 정부는 14일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물가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5%로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물가 불안 요인이 곳곳에서 돌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우선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 추세인 데다 미국 곡물생산지대의 최악 가뭄으로 세계 곡물가격이 급등하는 등 대외 변수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이와 관련, “2007년과 2010년에 있었던 국제 곡물가격 상승과 비교할 때 최근의 곡물가격 파동 충격이 더 심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수급 불균형과 작황이 올해가 가장 나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만 경기 침체 등으로 물가가 단기간 내에 급등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서민 및 취약계층의 주거비, 교육비 등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미시적인 대책에 초점을 맞췄다. 연합기숙사 건립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도 기숙사가 부족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일부 대학생에게 안정적인 주거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기숙사 건립 및 운영이 개별 대학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토지가 없거나 재정이 부족한 대학의 학생들은 저렴한 기숙사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속 대학 관계없이 이용
정부는 우선 기획재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약 3000㎡ 부지에 1000명가량이 이용할 수 있는 연합기숙사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 기숙사는 소속 대학에 관계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사립대학연합체 또는 사학진흥재단 등이 사업주체로 나서 국민주택기금 사학진흥기금 등을 활용해 짓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기숙사비는 1인당(2인실 기준) 월 19만원 수준으로 책정하고 연평균 인상률은 2% 이내로 묶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국공유지 활용 사업을 사학진흥기금과 국민주택기금 기금운용계획에 반영하기로 했다. 총 사업 규모는 3개(올해 1개, 내년 2개)를 기준으로 1000억원이다. 홍제동 국유지 외에 서울 광진구 구의동(9857㎡)의 서울시 공유지, 혁신도시 이전을 앞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마포구 공덕동(2만5095㎡) 공유지도 활용 가능한 부지로 거론되고 있다.
교육비와 농수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우선 10월 중 EBS 교재 31종의 가격을 2.1% 인하할 예정이다.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추석 전에 봄배추 비축 물량을 방출하고 양파 할당관세 물량의 우선 수입도 추진한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