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에쓰오일 회사채 인수 수수료 역전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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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물이 5~7년물보다 낮아▶ 마켓인사이트 8월 22일 오전 6시 28분
하이투자증권 '저가 영업' 결과
“이상한 수수료 체계네요.”에쓰오일이 오는 28일 발행하는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인수수수료 책정 내역을 보고 한 증권사 채권 담당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만기가 가장 긴 채권에 대한 인수수수료가 만기가 더 짧은 채권보다 낮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KDB대우·한국투자·KB투자증권을 공동 대표주관사로, 하이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28일 만기 5~10년의 회사채 5000억원을 발행한다. 5년물과 7년물은 공동대표주관 3사가 발행액의 0.20%를 인수수수료로 받고 총액 인수한다. 500억원의 10년물은 하이투자증권이 발행액의 0.10% 인수수수료를 받고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통상적인 회사채 발행시장의 수수료 부과 관행과는 어긋나는 것이다. 그동안 장기채권은 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가격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큰 점 등 때문에 증권사의 인수수수료도 중·단기물에 비해 최소 동일하거나 때로는 많게 책정돼 왔다.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10년물 회사채를 인수하기 위해 희망 인수수수료를 낮게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놓고 증권업계에서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수요예측 도입 등 회사채 발행 제도를 개선한 이유는 수수료 현실화 등을 통한 국내 투자은행(IB) 육성 취지도 있었다”며 “하이투자증권은 물론 발행회사인 에쓰오일도 회사채 시장 제도 발전 방향과 역행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