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늘어난 가계 빚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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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11조 증가 922조지난 6월 말 가계 빚이 920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로 신용카드 사용은 감소했다.
자영업자 포함 땐 1086조
증가율은 5% 둔화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6월 말 가계 신용 잔액은 922조원으로 3월 말보다 10조9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1분기에 8000억원 감소한 후 한 분기 만에 재차 증가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가계신용 수치에는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은 포함하지 않아 은행권 자영업자 대출(164조8000억원)까지 합칠 경우 총 가계부채는 1086조8000억원에 이른다.은행·비은행 등 금융회사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가계대출은 868조4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10조9000억원 불어났다. 가계대출 중에는 은행권 4조8000억원, 상호금융 상호저축은행 등이 포함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4조원가량 각각 늘어났다. 보험 카드사 등 기타 금융회사 대출도 2조2000억원 증가했다.
양재룡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주택금융공사의 장기 고정금리형 대출상품인 적격대출이 인기를 끈 데다 가정의 달 자금 수요로 가계 빚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2분기 가계신용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5.6%로 작년 2분기(8.7%)를 정점으로 4분기 연속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절대적인 규모나 증가율이 여전히 높다는 의견이 많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과 가처분소득이 각각 5.4%, 4.8%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계신용 증가율이 이를 웃돈 점은 바람직해보이지 않는다”며 “과도한 가계부채는 소비를 제약하고 금융회사 부실로 이어질 수 있어 경제에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과 달리 판매신용은 소폭 감소했다. 6월 말 판매신용은 53조5000억원으로 3월 말에 비해 1000억원 줄었다. 판매신용은 카드사나 할부금융사를 통해 일시불 또는 할부로 상품을 구입한 금액을 말한다. 판매신용이 2분기 연속 감소한 것은 카드사태 직후인 2003년 1분기~2004년 2분기 6분기 연속 줄어든 후 처음이다.
한은은 금융당국의 신용카드사 외형확대 억제 정책과 경기 불안에 따른 소비 위축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양 부장은 “판매신용은 소비와 연관이 있다”며 “경기 악화로 가계가 씀씀이를 줄이며 판매신용 감소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