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보조금 다시 늘어…'갤S3' 20만원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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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경쟁 자제한다더니 이통사, 보름새 40만원 더 줘
지난주 7만여명 번호이동
통신사들의 스마트폰 보조금 지급 경쟁이 다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통신사들은 지난달 하순 휴대폰 보조금을 대폭 줄였으나 채 1개월도 지나지 않아 이전 수준으로 보조금을 다시 늘렸다.
○갤럭시S3 1주일 새 반값으로보조금 경쟁에 불이 붙은 것은 지난 14일이다. 복수의 통신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 KT가 ‘번호이동’을 조건으로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주는 보조금을 15만원가량 늘렸다. 3시간쯤 지나 SK텔레콤이 보조금을 비슷한 수준으로 올렸고, 다음날인 15일 LG유플러스도 따라붙었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3 LTE’ 모델(출고가격 99만4000원)은 10일 기준 20만~23만원 수준의 보조금이 판매점에 지급됐으나 14일 35만~38만원으로 뛰었고, 지금은 60만원이 넘는 보조금이 제공된다.
판매점 가격(온라인 기준)은 갤럭시S3 LTE 모델이 지난달 말 70만~75만원에서 지금은 30만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말 40만~50만원이었던 ‘갤럭시 노트’는 15만원 이하로 내렸다. 가격이 떨어지기 전에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며칠 사이에 가격이 40만원이나 떨어졌다”며 “개통을 취소할 방법이 없느냐”는 질문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했다. 일부 스마트폰 모델에는 100만원이 넘는 보조금이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다시 과열 양상
통신 3사가 경쟁적으로 보조금을 늘리면서 시장 과열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과열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은 하루 번호이동 건수다. 하루에 2만4000명 이상 번호이동을 할 경우 시장 과열 상태로 인식한다.지난달 셋째 주의 하루 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5만3904명이었다. 하지만 넷째 주 들어 통신사들이 급격히 보조금을 줄여 시장이 얼어붙었고 하루 평균 번호이동 역시 1만9968건으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시장 과열 기준을 밑도는 숫자가 나온 것이다.
보조금 경쟁이 시작된 셋째 주에는 하루 평균 3만6642명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고 지난주는 7만1226건이란 숫자를 기록했다. 1주일 만에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방통위도 과열경쟁 방조 올해 2분기 통신 3사가 보조금 등을 포함한 마케팅에 쓴 돈은 2조360억원이다. 이로 인한 실적 악화 때문에 통신사들은 지난달 말부터 보조금을 대폭 줄였다.
하지만 보조금 축소로 스마트폰 판매가격이 크게 오르자 신규 가입자 수가 줄었다. 연말 가입자 목표 달성(SK텔레콤 700만명, LG유플러스 500만명, KT 400만명)에 ‘빨간 불’이 켜지자 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보조금을 다시 늘리기 시작했다. 17일 기준 LTE 가입자는 SK텔레콤 450만명, LG유플러스 315만명, KT 172만명 수준이다.
지난달 말 스마트폰 보조금이 크게 줄어든 것에 불만을 품은 소비자들이 방통위에 ‘항의’를 퍼부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보조금 규제를 비난하는 소비자들의 전화가 방통위에 빗발쳤고, 그로 인해 방통위가 통신사들에 보조금을 다시 늘려도 된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얘기가 나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