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株, 무풍지대? 태풍 특보에도 '강세'

역대 최대 손실을 기록했던 태풍 '매미'와 위력이 비슷한 '볼라벤'의 영향으로 전국에 태풍 특보가 내려져 있는 가운데 보험사의 피해 우려도 함께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손해보험주들이 큰 피해를 보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28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 지방에 강풍과 300㎜ 이상의 집중 호우가 내려 2000여대의 차량이 침수되거나 파손됐다. 이에 따라 100억원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손보주들은 손해율 상승에 따른 이익 훼손 우려로 전날 동반 하락했다. 다만 이날 오전 11시 22분 현재 LIG손해보험(2.62%) 현대해상(2.06%) 메리츠화재(0.40%) 등은 반등에 나서고 있다. 외국계 매수가 유입되고 있는 한화손해보험은 8.6% 급등하고 있다.

이태경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체 손해보험사의 연간 영업이익은 3조5000억원에 달한다"며 "역대 태풍으로 인한 보험손실이 1000~2000억원을 넘어선 적을 드물며, 이번 예상되는 손실 100~200억원이 손보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과거에도 태풍이 손보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대규모 태풍과 집중호우가 발생한 이후 보험주 상대수익률은 약 2.0~5.0% 내외로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태풍으로 인한 정확한 피해금액은 현 시점에서 파악이 불가능하지만 이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해치지 않는 일회성 이벤트"라며 "원수사들의 경우 충분한 자동차보험 초과손해액재보험(XOL)을 설정해 놓았다"고 설명했다.성용훈 B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금융감독원에서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하려는 논의가 지속돼왔지만,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 발생시 오히려 이러한 주장이 꺾여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악재보다 호재에 민감한 국면에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이 애널리스트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한다고 밝히면서 보험주도 태풍보다 이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성 애널리스트는 "손보사들은 폭우와 태풍 영향으로 7~9월 실적이 가장 부진하고, 손해율도 많이 올라간다"며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면 주가가 하락했을 때 매수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