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外人 차익 매물 비상…대형 IT株 대안

30일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현·선물 동시 매도 탓에 1900선을 위협받는 등 조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선물·옵션 동시만기일(9월 13일)과 유럽중앙은행(ECB) 정례회의 및 미 중앙은행(Fed) 회의 등 대내외 이벤트 전까지 악화된 수급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당분간 경기 민감주(株) 가운데 방어적인 성격을 지닌 대형 정보기술(IT) 관련주가 유일한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의 양적완화(QE3) 정책이 나오지 않으면, 반대로 경기 상황이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외국인이 3거래일 연속 보유주식을 매도하고 있는데 특히 이날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킨 이유는 선물시장에서 대규모 매도했다는 것"이라며 "그간 외국인의 순매수 7조원 가운데 약 40%가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차익매수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대량 매물을 쏟아냈다는 것은 앞으로 약 3조원 정도가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인 베이시스의 움직임에 따라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뜻"이라며 "베이시스가 더 위축될 경우 외국인의 차익매수가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오 팀장은 "만약 베이시스의 레벨이 계속 다운된다면 수급상 불안한 시장 ?堧�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9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에 그만큼 '폭탄 매물'이 쏟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그러나 "지난 1~2월에도 3월 동시 만기일을 앞두고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지만, 4월말부터 관련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아직까지 미국과 유럽의 유동성 정책의 규모와 시기 등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 차익실현으로 부정적인 수급상황이 마무리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의 유동성 정책이 발표된 이후 시장이 기대해오던 수준이라면 당연히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고, 반대로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도 다시 경기 회복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IT주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형 IT주가 내달 중순까지 투자 대안주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IT 이외에 비교적 경기 영향을 덜 받는 중소형주도 유망하다고 오 팀장은 권했다. 그는 "유동성 정책이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평가될 경우 소재, 산업재 등 경기민감주를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달 선물·옵션 동시만기일까지 외국인의 수급 상황은 부정적일 것"이라며 "지수가 다시 반등하기 위한 모멘텀(상승동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므로 현금비중을 늘려놓을 필요가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