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마음의 불안을 꺼내 눈앞에 당당히 맞서라

'독서의 계절' 한경 추천 도서

툴스
필 스터츠 외 지음 / 이수경 옮김 / 21세기북스 / 296쪽 / 1만4000원
#1. 상대에게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은데 도무지 몸과 마음이 말을 듣지 않는다. 입안은 바싹바싹 타들어가고, 온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머릿속도 하얗게 지워져버려 무슨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꽁꽁 얼어붙는 느낌이다.

#2. 약속한 시간이 다가올수록 약속장소에 나가기가 싫어진다. 일이 틀어지면 어떻게 할까. 요 며칠 준비한 사업계획서를 보고 웃지는 않을까. 핑계를 대고 나가지 말까. 에라, 모르겠다. 잠이나 더 자자.누구나 한번쯤 이런 상태에 놓였을 것 같다. 잘하고 싶은데, 잘할 수 있다고 자신했는데 뭔가가 자꾸 뒤에서 잡아당기는 느낌이다. 중요한 순간일수록 더 그렇다. 해결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의 정신적 멘토로 활동 중인 정신과 의사 필 스터츠, 변호사 사무소를 때려치우고 전문 심리치료사의 길을 걷고 있는 배리 미첼스, 두 사람이 그런 사람들을 위한 심리 처방전을 썼다. 고통에 직면한 사람들을 치료할 실질적 ‘도구(tool)’란 의미로 제목을 붙인 《툴스》다.

저자들은 고통의 원인이 아닌 해결책에 논의를 모으며 다섯 가지 ‘툴’을 제시한다. 상담 결과를 토대로 제시하는 구체적인 실천방법이 유용하다. 첫째는 ‘고통에 맞서 전진하는 법’이다. 저자들은 두려움이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끔찍하게 상상하는 것과 연결돼 있다고 말한다. 지레짐작으로 되지 않을 이유만 찾으면서 아무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미래를 확신할 수 있다는 ‘거짓말’을 토대로 돌아가고 있다. 일류학교에 들어가면 미래가 보장된다는 식의 확신 말이다. 저자들은 “미래의 확실성에 대한 이런 환상을 버리고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며 “고통을 피하지 말고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둘째는 ‘분노를 걷어차는 법’. 저자들은 누구나 끊임없이 특정인을 미워하며 울분을 토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런 자신에 대해 관심조차 없기 일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상대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미워하는 감정을 없애라고 조언한다.

세 번째는 ‘내면의 불안을 떨쳐내는 법’이다. 저자들은 마음속에 있는 자신의 분신과 적극적인 관계를 맺으라고 한다. 마음속의 불안한 감정을 직시하고, 그것을 밖으로 꺼내 얼굴과 몸 등 형체를 가진 모습으로 마주하는 식이다.

네 번째는 ‘먹구름을 뚫고 행복에 도달하는 법’. 저자들은 쓸데없는 생각, 부정적인 생각을 걷어내고 감사하는 마음이 흐르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감사한 일이 일어났던 상황을 생생하게 그리며 입으로 되뇌면서 그때 느꼈던 감사한 마음에 집중하라는 것.마지막으로 ‘의지를 중단 없이 실천하는 법’을 들려준다. 사람들은 작은 성취에 만족해 더 노력을 하지 않으려는 습성이 있다. 저자들은 각자 미완의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매 순간 죽음을 앞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면서까지 삶의 창조자가 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