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박근혜, 8개월 만에 만난다

2일 청와대서 오찬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일 청와대에서 만난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과 박 후보가 2일 오찬 회동을 할 계획”이라며 “박 후보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31일 발표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최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박 후보가 당선된 뒤 이 대통령이 박 후보에게 축하 전화를 하면서 ‘언제 한번 보자’고 했고, 최근 박 후보 측에서 연락이 와 회동이 성사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두 사람의 만남은 단독 회동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회동에서 이 대통령에게 최근 성폭력 사건 등 흉악범죄가 횡행하고 남부지방의 홍수피해가 발생하는 등 국민생활이 불안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대통령이 민생안정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박 후보에게 연말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정부의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노력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두 사람의 회동은 2011년 12월22일 이후 8개월여 만이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이 여당 후보를 만나는 것은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정 현안에 대한 협조를 구하고 현직 대통령으로서 여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데 대한 축하의 성격도 있다”며 “그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야당에서도 대선 후보가 결정되고 대통령과의 면담 요청이 있으면 만날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 측 관계자도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고 나서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자연스런 절차”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가 이 대통령을 만나기로 한 것은 대선 과정에서 친이계 등과의 화합을 위한 행보로도 해석된다. 이와 관련, 박 후보는 이날 공군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보좌진협의회 워크숍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가 되고 나서 인사차…”라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