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적합업종 지정 8개월…대기업은 빠졌지만 LED 조명시장 '거침없는' 성장세

중기 경쟁으로 품질 개선
LED 교체 정책 맞물려 전년대비 최소 40% 확대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조달시장이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LED 조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지정되면서 대기업들은 시장에서 모두 철수했다.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됐지만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의 빈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기술, 영업, 마케팅 등 전방위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누적 기준) LED 조명 조달시장 규모는 1260억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8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시장규모(1300억원)와 맞먹을 정도로 시장이 급성장했다. 이 같은 속도라면 올해 시장 규모는 1800억~2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기술 및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LED 조명 조달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정부 조달시장이 민수 시장을 포함한 전체 조명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정부가 공공기관 LED 조명을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는 점도 시장 확대의 원인이지만 근본적으로 중소기업들이 서로 치열한 경쟁을 통해 품질을 높이면서 조달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도 시장 확대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치열한 각축 속에 조달시장 순위도 바뀌고 있다. 솔라루체는 지난해 2위에서 엘이디라이팅(옛 에스케이라이팅)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적합업종 영향으로 올해부터 조달시장에 참여하지 못하는 삼성이 차지했던 3위는 파인테크닉스가 꿰찼다. 작년 9위 금경라이팅이 4위로 올라섰고 코리아반도체조명은 8위에서 5위로 세 계단 상승했다. 또 비젼테크(6위)와 네브레이코리아(8위) 테크원주식회사(9위) 엘이디파워(10위)가 새롭게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신흥 강자가 다수 등장했다. 반면 작년 6위였던 한라IMS는 7위로 밀렸다. 작년에 각각 6위, 10위를 기록했던 동부라이텍과 금호전기도 조달시장에서 발을 뺐다.

조달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1230’ 프로젝트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30프로젝트란 2012년 안에 공공기관 조명의 30%를 LED로 교체한다는 정부의 계획이다. 8월 현재 공공기관의 LED 조명 보급률은 지난해 10% 대비 8%포인트 늘어난 18%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LED 조명 시장이 한층 활성화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난무하는 각종 인증을 간소화하고 인증 취득에 걸리는 비용과 시간 등을 단축시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