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숙·실험실·디자인 면접…말주변보다 콘텐츠로 승부하라

입학사정관에게 듣는 면접 요령
2013학년도 대입 수시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면접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면접의 형태 또한 자기 소개나 적성 평가 같은 일반 평가에서 1박2일 합숙, 실험 과제 수행, 프레젠테이션(PT) 등으로 다양화되는 추세다. 면접은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등 서류에서 나타난 사항을 검증하는 과정이자 서류로 1차적으로 걸러진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을 평가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1박2일, 디자인, 실험실 면접까지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면접 중 하나는 건국대가 2009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1박2일 합숙면접’이다. 기업의 입사 시험에만 있었던 합숙면접을 대학 입시에 처음 도입했다. 인성, 사회성, 전문성을 평가하기 위해 개별, 집단, 발표 등 세 가지 유형의 면접을 실시한다.

작년 입시에서 1박2일 면접을 통해 합격한 김혜선 씨(문화컨텐츠학과)는 “1박2일 동안 심층 면접을 받다보니 과장된 봉사활동 내용이나 학원의 도움을 받은 서류 내용 등은 걸러지고 수험생들끼리도 서로의 실력을 알게 돼 공정성도 있었다”고 말했다.

단국대 IT·CT인재전형은 Lab(실험실) 면접이 특징이다. 5명가량이 조를 이뤄 실험을 하고 과제물을 작성해야 한다. 탐구·학업 역량과 공동체 의식 등 인성을 함께 점검할 수 있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경기대 디자인비즈전형과 서울과학기술대 학교생활우수자전형에선 ‘디자인 면접’을 실시한다. 주어진 시간 안에 전공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스케치하고 면접관들에게 그 스케치를 토대로 발표한 후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다.

◆“말주변보다는 내용으로 승부하라”

입시전문가들은 면접의 포인트로 ‘내용의 충실도’를 공통적으로 제시한다. 이치우 비상에듀 입시전략연구실장은 “면접관들은 학생이 입학한 후 진심으로 무엇을 배우고자 하는지 등을 심도 있게 관찰하고 그에 대한 솔직한 대답을 원한다”며 “말을 잘하는 것보다 자신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면접에서 불이익을 받는 흔한 유형으로는 △동문서답형 △청산유수형 △선언형 등이 꼽힌다. 동문서답형은 질문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다. 청산유수형은 말에 막힘이 없지만 했던 말을 또 하면서 시간만 길게 잡아먹는 유형이다. 유권창 한양대 입학사정관은 “유창하게 말하는 데만 신경 쓰면 오히려 중언부언해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선언형은 ‘성실하다’ ‘친구가 많다’ 등 일반적인 특징만 늘어놓는 경우다. 김창민 한국외국어대 입학사정관은 “한 주제에 대해 5개 이상 집중적인 질문이 쏟아질 때도 있으니 단순한 선언보다는 구체적인 근거를 준비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