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모 전 대표 노혜경 조만간 소환

민주통합당 공천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라디오21’ 전 대표 양경숙 씨(51·구속)가 공천 희망자들에게 받은 돈 중 수억원이 라디오21 전직 간부에게 송금돼 상당액이 현금으로 인출된 사실을 밝혀내고 구체적 자금 사용처를 추적 중이다. 검찰은 또 1차 송금된 계좌주 가운데 한 명인 노혜경 전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대표(54)를 곧 소환키로 하고 시기를 조율 중이다.

이두식 대검 수사기획관은 4일 “양씨로부터 1차로 돈을 송금받은 계좌주 중 1명을 어제 소환했고 추가로 2명을 더 불러 조사했다”며 “송금받은 돈의 규모나 여러 가지 정황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날 라디오21 홍모 전 국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이날 라디오21 관계자 1명과 양씨의 지인 1명을 소환했다.검찰은 양씨가 홍씨 명의의 계좌로 수억원을 송금했고, 이후 이 계좌에서 상당액이 현금으로 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돈은 양씨가 투자자들에게 받은 30여억원에서 가장 큰 뭉칫돈 중 하나라는 것이 검찰 측 설명이다. 이 기획관은 “의미가 있는 돈”이라고 말했다. 이 돈이 민주당 전당대회나 4·11 총선 관련 정치권으로 유입됐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공천 희망자 중 한 명인 부산지역 시행업체 F사 대표 정일수 씨(53·구속)의 녹취파일과 관련, 이 기획관은 “공천 탈락 직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양씨와 공천 희망자 3명이 가진 술자리 대화를 녹음한 파일이 있는데 주로 공천 탈락에 대한 불만 등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번 주말 2차 송금계좌에 대한 추적을 완료하면 양씨가 송금한 돈의 구체적 사용처와 더불어 공천과 관련된 사건의 전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