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취업 올 가이드] 10대 그룹 4만여명 채용…취업시장 門 활짝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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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취업자 모처럼 상승세…지방대·고졸 출신 우대 늘어나
中企·공기업은 채용규모 줄여
이달부터 하반기 채용 시즌의 막이 올랐다. 여전히 취업은 좁은 문이지만 작년보다는 그나마 사정이 나아졌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취업 1순위’로 꼽히는 10대 그룹이 작년보다 더 많은 신입사원을 뽑는다는 소식이다. 채용 규모가 큰 제조업 취업자 수도 모처럼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제조업 취업자 증가대기업들은 불황 속에서 고용시장이 얼어붙는 것을 막기 위해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등 경제 5단체장은 지난달 서울시내에서 회의를 갖고 “하반기 고용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노력 덕에 전체 고용시장 상황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취업자 수는 2510만여명으로 한 달 만에 47만명 증가했다. 고용률은 60.2%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올랐고 실업률은 3.1%로 0.2%포인트 떨어졌다. 7월 제조업 취업자는 411만여명으로 1년 전보다 3만명 이상 늘었다. 제조업 취업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작년 7월 이후 1년 만이다.
○10대 그룹, 신규 채용 20% 늘려대기업들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도 하반기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리기로 했다. 10대 그룹은 신입사원과 경력직을 모두 포함해 4만여명을 새로 뽑는다.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도 많이 늘렸다. LG는 작년보다 2000명 이상 늘어난 30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지난해 1760명을 채용한 포스코도 올해는 2530명을 새로 뽑는다. GS도 350명에서 400명으로 신입 채용 규모를 늘렸다. 한화는 작년보다 50명 증가한 650명을, CJ는 50% 이상 늘어난 10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각각 새 식구로 맞는다. 삼성은 작년과 같은 4500명의 신입사원을 뽑고 현대중공업도 지난해처럼 1300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반면 중소기업 상황은 녹록지 않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1800여개 상장사를 조사한 결과 하반기 중소기업 채용 규모는 1535명으로 작년보다 45% 이상 줄었다. 공기업도 허리띠를 졸라 매는 분위기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공기업 52개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공기업들은 작년보다 30%가량 하반기 채용 인원을 줄일 계획이다.○지역 인재 채용 확산
GS칼텍스가 지난달 30일부터 서류 접수를 시작하면서 10대 그룹 계열사 중 가장 먼저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절차에 돌입했다. 삼성은 8일까지 지원 서류를 받는다. 16일에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다음달 면접을 각각 실시한다.
현대·기아차는 계열사별로 채용 절차를 진행한다. 현대차는 14일까지, 기아차는 15일까지 각사 채용 홈페이지에서 지원서를 접수한다. LG도 계열사별로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한다. LG하우시스가 지난 1일부터 지원서 접수에 들어갔다. LG전자와 LG화학은 21일까지 서류를 받는다.SK는 18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해 11월 말 계열사별로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롯데그룹은 13일까지 원서를 받아 내달 말 채용 일정을 마무리한다.
대기업들은 학력과 지역, 성별보다는 능력을 우선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열린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지방대나 고졸 출신을 우대하는 게 대표적이다. 삼성은 하반기부터 대졸 신입사원의 3분의 1 이상을 지방대 출신으로 뽑고 전체 인원의 5%를 저소득층에서 채용할 계획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