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악 가뭄…스테이크 값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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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비해 30% 이상 올라미국 중서부지역의 가뭄 때문에 소고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56년 만에 불어닥친 최악의 가뭄으로 곡물 가격이 올라 축산농가들의 사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소 사육을 포기한 농가가 늘었기 때문이다. 스테이크 등 관련 식품 가격까지 줄줄이 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에 따르면 미국 뉴욕의 유명 레스토랑인 미네타터번은 최근 2인용 립아이(꽃등심) 스테이크 가격을 120달러(약 13만원)로 올렸다. 3년 전 90달러에서 30% 넘게 뛴 것이다. 이 레스토랑 관계자는 “미국 중서부를 강타한 가뭄으로 소고기 가격이 상승한 탓”이라고 설명했다.현재 미국에서 립아이 스테이크용 소고기의 평균 도매가는 파운드당 17.83달러 정도다. 2009년 13.52달러와 비교해 32%가량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텐더로인(안심)용은 21.76달러에서 32.32달러로, 스트립로인(채끝)용도 16.23달러에서 18.78달러로 각각 뛰었다.
스테이크하우스 피터루거의 에이미 루벤스타인 최고경영자(CEO)는 “소고기를 지난해보다 11% 비싼 가격에 구입하고 있다”며 “이익을 내려면 음식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고기 가격이 오른 이유는 축산농가들이 소 사육 두수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가뭄 때문에 사료의 주재료인 옥수수 가격이 비싸지면서 사육 부담이 커졌다고 축산농가들은 호소한다. 시카고상업거래소 기준 옥수수 12월물 가격은 지난 6월 이후 62.8% 상승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사료값 상승으로 미국 축산업자들이 소 한 마리당 161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를 팔아치우려는 농가들이 많 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소고기 관련 식품 가격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소고기 가격 상승분이 식품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육가공업체인 스미스필드의 래리 포드 회장은 “옥수수 가격이 재앙 수준”이라며 “소고기 식품 가격이 올해 말까지 10%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고기뿐만이 아니다. 옥수수 가격이 오르면서 팝콘 등 옥수수 가공식품 가격도 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미국 언론들은 “팝콘 가격이 대폭 오르거나 팝콘 용기 사이즈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