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붙잡은 노다 "잠시 얘기 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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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회의 직후 회동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촉발된 한국과 일본 간 갈등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9일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이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만나 ‘미래지향적인 협력’에 의견을 같이한 게 계기가 됐다.
미래지향적 협력 의견 모아
54개 환경상품 관세 인하
두 나라 정상의 만남은 APEC 정상회의를 마친 후 회의장을 나오는 이 대통령에게 노다 총리가 다가와 말을 건네면서 4~5분 정도 선 채로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협력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이 노다 총리와 대화를 나눈 것은 지난달 10일 독도 방문 이후 처음이다.한·일 외교장관도 지난 8일 저녁 APEC 공식만찬 기회에 약 5분 남짓 만났다. 외교부는 “양국 간 상황을 가급적 조기에 진정시키기 위해 상호 냉정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회동 결과를 전했다. 한 달 전 독도 문제로 강경하게 맞섰던 두 장관은 이날 회동에서는 “대국적인 견지에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일단 지난달 10일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본의 과거사 망언 파문 등으로 격화된 한·일 갈등은 이번에 정상 및 외교장관 간 회동이 잇따라 이뤄지면서 일단 냉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한·일 간 갈등이 진정된 데는 미국의 중재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이 대통령 등 21개국 APEC 정상들은 지난 8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환경상품 54개 품목의 실행관세율을 2015년까지 5% 이하로 인하키로 합의했다.54개 환경상품에는 태양전지, 소음·배기·수질·탄화수소·중금속 측정기기 등 한국의 수출 전략 품목 9개가 포함돼 있어 관세 인하에 따른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반면 수입으로 인한 피해는 미미할 것이란 게 정부의 분석이다. 54개 품목에 대한 한국의 관세율은 0~8% 수준으로 이미 5% 이하인 품목만도 18개에 달한다. 나머지 36개 품목에 대한 관세는 2015년까지 시차를 두고 인하키로 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