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그린란드의 '그린' 유지할 수 있게 돕고 싶다"

덴마크령 그린란드 방문
자원개발·북극항로 개척 협의
북극지역을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방문해 자원개발과 북극항로 개척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그린란드 일루리사트 숙소호텔에서 쿠피크 클라이스트 자치정부 총리를 만나 녹색성장과 자원개발, 북극항로 개척 등 양국 간 실질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은 그린란드의 ‘그린(green)’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경제개발을 하고 싶다”며 “그린란드가 그린란드로서 영원히 보존되길 바란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은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북극 방문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이다. 그린란드와 노르웨이로 이어지는 친환경적 북극 자원개발을 위한 ‘신(新)북방 이니셔티브’ 차원에서 이번 순방이 추진됐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따른 그린란드의 ‘환경적 위기’를 ‘경제적 기회’로 전환시키고, 경제성장과 기후변화 대응 간 균형을 이뤄나가는 데 한국이 적극 협조할 의지가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과 클라이스트 총리는 정상회담 직후 한·그린란드 간 자원협력, 광물자원협력, 지질연구협력, 극지과학기술협력 등 4개 부분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한반도 10배 크기의 그린란드는 막대한 석유 가스가 묻혀 있을 뿐 아니라 희토류 리튬 등 전략 광물도 풍부해 미국 캐나다 덴마크 노르웨이 일본 등이 개발협력 각축을 벌이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그린란드를 포함한 북극지역에 미발견 석유 매장량의 13%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소 400억~1600억배럴에 해당하는 것이다. 전 세계 연간 석유 소비량 300억배럴을 웃도는 수준이다. 희토류도 세계 수요량의 25%를 차지하고, 그린란드 남부 2곳은 세계 10위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루리사트 빙하 해빙 현장을 시찰한 이 대통령은 클라이스트 총리에게 “기후변화를 극복하는 것은 특정 나라, 특정 개인이 아니라 전 인류가 힘을 모아야 할 일”이라며 “친환경적, 지속적인 개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친환경적 개발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과 그린란드가 ‘형제의 나라’로 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