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매출 1500억 SDN, 40억 헐값에 팔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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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주식담보대출 못갚아 채권자들 반대매매 나서▶마켓인사이트 12월31일 오전 5시32분
새주인, 지분 2%로 경영권 인수
2011년까지만 해도 1500억원 안팎의 매출과 100억원대 영업이익을 냈던 코스닥시장 태양광 기업 SDN이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의 여파로 단돈 40억원에 팔린다. 대주주가 지분을 담보로 돈을 빌려 썼다 갚지 못해 대부분을 날리고 남은 지분으로 경영권 양도 계약을 체결해서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기혁 SDN 대표는 보유 지분 2.49%(50만주)와 경영권을 박준영 씨에게 매각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지난 28일 체결했다. 매각 금액은 40억원이다. 주당 매각가격은 8000원으로 2012년 말 종가(1270원)의 6~7배 수준이다. 박씨는 오는 2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경영진을 새로 선임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특수관계인을 포함, 40%에 육박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최근 대부분을 장내 처분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분을 담보로 금융권과 개인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빌려 썼다가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채권자들이 담보 지분에 대한 반대매매에 나선 탓이다. 27일 지분공시를 보면 최 대표의 주식담보 대출액은 100억원에 육박한다. 최 대표는 담보가치 하락으로 대출 상환 압박을 받자 최근 지분 일부 매각 등을 통해 대출금 상환에 나섰으나 끝내 반대매매를 막지 못했다. 최 대표로부터 SDN의 경영권을 넘겨받을 예정인 박씨는 2%대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에 오르게 됐다.
SDN은 2011년 말 불가리아에 준공한 42㎿ 발전소 등 60㎿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2012년 7월 말 한국남동발전, 칸서스자산운용 등과 함께 2015년까지 100㎿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들어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태양광 발전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자 타격을 입었다. 2012년 3분기까지의 매출은 25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해 -10억원을 기록했다.
안재광/조진형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