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3차 양적완화 기대감에 코스피 1950 회복했지만 "유동성 랠리 짧게 왔다 간다…기대 낮춰라"

"양적완화 랠리 갈수록 짧아져 증시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
부양책 안나올때도 대비를

獨헌재, ESM합헌 결정은 '호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락하던 주요국 주가를 상승세로 돌려놓은 결정적인 계기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2009년 3월부터 실시한 1차 양적완화(QE1) 정책이었다. 2차 양적완화(QE2)가 발표된 2010년 8월 이후에도 국내외 증시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Fed가 13일(현지시간) 끝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3차 양적완화(QE3)를 결정할지에 집중되고 있다.

증시에서는 QE3 방안이 발표되면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QE3가 1~2차 QE만큼 큰 효과를 내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QE3 시행이 지연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QE3 기대 코스피지수 상승

코스피지수는 12일 30.03포인트(1.56%) 오른 1950.03에 마감했다. 운수창고 업종이 3.02% 뛴 것을 비롯해 전기전자(2.42%) 증권(2.38%) 건설(2.18%) 등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외국인은 661억원어치를 순매수해 4일 연속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FOMC에서 QE3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독일 헌법재판소가 유로안정화기구(ESM) 출범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 합헌 결정을 내린 것도 증시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독일 헌재 결정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매입정책(OMT)이 더욱 힘을 받게 됐다”며 “QE3까지 더해지면 유동성 장세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갖춰진다”고 말했다.○자동차 IT 수혜 예상

QE3에 따른 유동성 랠리가 온다면 운송장비(자동차 조선) 전기전자 화학 등 외국인이 선호하는 업종이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QE3가 국내 기관이나 개인투자자보다는 미국 등 외국인 투자심리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몇 차례 반복된 유동성 랠리에서 외국인은 운송장비와 전기전자 업종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QE1이 시작된 2009년 3월부터 9월까지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을 6조811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금융(5조2389억원) 서비스(3조172억원) 철강금속(2조5162억원) 업종도 대규모로 쓸어담았다. QE2 랠리가 펼쳐진 2010년 8월부터 2011년 1월까지는 운송장비(4조3608억원) 화학(3조1982억원) 외국인 매수가 집중됐다. ○QE3 안 나오면 박스권 복귀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QE3가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거시경제팀장은 “1~2차 QE 때와 비교해 미국 경제 여건이 나쁘지 않다”며 “Fed가 선제적으로 QE3를 시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오 센터장은 “이번 FOMC에서 QE3 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코스피지수는 당분간 1950을 고점으로 한 박스권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성 랠리의 지속 기간이 점차 짧아지고 있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스피지수는 QE1이 시작된 2009년 3월부터 2009년 9월까지 6개월간 상승 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QE2에서 시작된 코스피지수 상승 기간은 2010년 8월부터 2011년 1월까지 5개월로 단축됐다. 장기대출프로그램(LTRO)발 상승세는 3개월에 그쳤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